#058 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시청 앞 광장을 어슬렁 거리는데
빨간 티셔츠에 검정 모자를 쓰고,
벤치 앞으로 몸을 숙여 구부정하게
앉아있는 한 사내가 눈에 들어왔다.
한 손에는 담배가 들려 있었다.
그는 생각에 잠긴 듯 분수를 바라보다가
가끔 담배를 들어 한 모금씩 빨아들였다.
Slovak에서 온 23살의 청년,
Victor였다.
"하하. 멋진걸. 좋아."
Victor는 나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그림을 그리는 내내
그는 강렬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지중해 바닷빛 눈동자 색깔이
묘한 매력을 발산했다.
그림을 받아 든 Victor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치 그림을 음미하기라도 하듯,
찬찬히 바라보더니
계속 주절주절 말을 붙였다.
"너 페이스북 하니?"
"응~ 주소 알려줄까?"
"좋아~.
유럽에서 만난 친구도 거리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하는데,
함께 만나면 정말 좋을 것 같아."
"하하...
다음에는 유럽에서 해야겠는걸?"
의대를 다닌다는 그는
캐나다에 여행차 왔다고 말했다.
토론토 다음 행선지는 퀘벡이라고...
"어? 나도 곧 퀘벡에 갈 예정인데~."
"정말?"
"어~ 나는 다음 주에 떠날 예정이야."
"아... 아쉽다. 나는 다음 달에 갈 것 같은데..."
"일정을 앞당기면 되잖아!"
"여행상품을 이미 등록해서 어쩔 수가 없어."
"에이... 함께 여행하면 재미있을 텐데~"
"그러게 말이야~ 하하."
Victor는 끝내 아쉬워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몇 발자국을 옮기던 그는
이내 다시 돌아오더니
자신의 핸드폰을 꺼내며
함께 사진을 찍자고 말했다.
"김치~~"
"김치?"
"그냥 김치라고 해봐~"
"기... 김치!"
"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