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은환 Nov 20. 2020

#2. 뷰티 인사이드

수많은 사람 중 단 한 사람

이 영화는 2015년에 영화관에서 처음 봤었다. 그러다 넷플릭스에 올라와 있길래 다시 봤는데,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만큼 나의 감상 또한 다른 방향으로 흘러왔음을 느꼈다.  그때 보았을 때는 그 역할들의 입장을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나에게 그리고 나의 주변 사회에 빗대어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영화에 대해 후기를 쓸려고 리서치를 하는 도중 이 영화의 원작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유튜브 소셜 영화인 '내면의 아름다움(The beauty inside)'의 리메이크 작이라고 할 수 있다. 원작과 영화는 굉장히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 원작 보러 가기 링크

총 6부작으로 1부 당 10분이 넘어가진 않는다.


# 매일 변화하는 자신 그중 진짜 나.

자고 일어나면 매일 모습이 바뀌는 우진은 변화한 자신에 맞춰 매일 다른 사이즈의 신발을 신고, 다른 종류의 화장품을 사용한다. 매일 바뀌는 모습 때문에 보통의 사람들처럼 사회생활을 하고 교류관계를 가지지 못하지만 그런 우진에게도 자신의 비밀을 알지만 곁에 있어주는 친구가 있다. 둘은 맞춤 가구 브랜드를 론칭해서 함께 일하고 있는데, 어느 날 우진은 가구 샵에서 일하는 이수에게 반해 자신이 괜찮은 외관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 이수에게 다가간다. 나름 성공적인 데이트 후 우진은 다신 잠을 자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지하철에서 잠들어 버리고 모습이 또 변하게 된다. 그렇게 우진의 짧은 사랑이 끝나나 싶었지만 우진은 포기하지 않고 다른 모습으로 이수에게 다가가 자신의 비밀을 말하는데 이수는 잠시 혼란을 느끼지만 우진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매일 모습이 바뀌는 우진을 보면서 진짜 자신을 모른 채 주변 사람들의 잣대, 사회가 만든 편견 속에 자신을 맞추려고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이 투영되어 보였다. 나 또한 '나'의 모든 것을 알고 진정한 '나'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나에게도 사회의 편견이, 주변의 잣대가 작용되어 형성된 나의 모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서의 우진은 그런 것들에 의해 자신만의 기준이 없는 어느 한 인간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이수 또한 불완전한 존재로 나오는데 이수 또한 자신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우진을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보듬어 주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깨닫지 못하고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다.


그러다 결국 정신병원에 가게 되는데, 이수의 이런 모습을 본 우진은 이수를 위해 헤어짐을 선택하기로 한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 둘은 다시 만나게 된다.



# 스스로를 사랑하기까지

우진과 이수를 보면서 너무 간 감상일 수도 있지만(?) 우진과 이수를 동일시 보았다. 둘을 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때, 우진을 보면서, 우리는 사회에서 오롯이 '나'라는 사람이 아닌 누군가의 딸, 직장 동료, 고등학교 동창 등 다양한 사회적 형상을 띄게 되는데, 자신만의 기준을 갖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변화하여 결국 자신이 누구인가를 깨닫지 못하는 A라는 면이라면, 이수는 그중에서도 변화하지 않는 오롯한 '나'라는 존재, 즉, B라는 면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장면에서 다양한 우진들과 이수의 키스 장면은, 자신이 누구인지 아직까지 정확하게 알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오롯한 나를 찾고 받아들이고 사랑하고자 하는 A와 B의 결합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영화에서는 우진과 이수라는 인물로 나오지만 앞에 언급한 것처럼 나에게도 A면과 B면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훨씬 더 많은 면이 있을지도) 그리고 나의 A와 B는 과연 서로를 사랑하고 있는가. B는 A를 보듬어 줄 수 있는가에 대해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고독한 A와 B가 나 새로운 C가 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되지만 C가 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생각한다. 자신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일은 어렵기 때문이다. 본인의  어두운 면을 알면서도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그렇지만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우진과 이수처럼, 어떤 때는 아파하고 어떤 때는 그저 기쁘고, 다양한 감정을 느껴가면서 스스로에 대해 한 발짝씩 나아가면 되지 않을까 한다.


이 영화를 마무리하며, 과거에서부터 마주 해온 나, 현재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나가 앞으로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살아갈지는 아직 모른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매일매일 나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법에 대해 가까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1.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