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흐름 Oct 18. 2021

#25. 계획보다 약속에 가까운

언젠가 다시 수많은 사람들과 빌딩숲 속에 놓이게 되더라도 

그동안 새겨둔 진짜 숲과 나무, 하늘과 바다, 별과 달을 

잊지 않고 마음껏 떠올리며 꺼내어 보기를. 


아끼지도 말고 몰래 볼 것도 없이 

차곡차곡 잘 넣어두고 있는 이 아름다운 것들을

실컷 꺼내어 두고두고 바라 보기를.


혹시라도 정체 모를 군중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거나

어느 빌딩 안에서 이질감을 느끼며 겉돌고 있는 한 인간이 되어 있거든

그때마다 가득 채워둔 이 반짝이고 아름다운 것들을 재빨리 떠올리며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세상에 살고 있는 지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이상하게도 밖을 맴돌고 여전히 발을 붙이지 못하는 내가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린다. 

꿈인지 눈앞에 아른거리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각 잡힌 계획을 던져주기보다는 

여태껏 새겨온 것들을 소중히 기억하는 것을 약속하고 싶어졌다.

 



이전 14화 #23. 그때의 나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