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사는 것은 어쩌면 나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것만큼 나와 잘 맞는 시점 혹은 태도도 없었기 때문이다.
세상과 사람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은 가득하지만
관계 맺는 것에는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것,
세상에 관여하기보다는 바라보는 것에 익숙한 것,
그럼에도 그 세상 속에서 무수히 많은 것들을 배우고 경험하며
어딘가에서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이 되어 스스로에게 목소리를 내기도 하는 것.
결과적으로 나는 모든 사람들과 완전히 등을 질 수도 있을 테고,
지나치게 복잡한 관계로 엮일 수도 있음을 깨닫게 되기도 했다.
그래서 때때로 달라지는 가치관과 생각들을
부지런히 정돈시키고 되돌아보며 세상을 바라본다.
나는 세상의 중심이 아닌 지금의 어딘가에서
조용히 많은 것들을 관찰하고 느끼며
이 아름다운 날들을 살아가는 사람이다.
비록 3인칭 관찰자 시점이 답은 아닐지라도,
어쩌면 언젠가 다른 시점을 향해 갈 지라도
현재의 내 시점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