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나는 세상에 내 편이 하나도 없다고 느낄 때가 있다.
그러나 어딘가에 늘 있긴 있었던 것 같다.
비록 멀디 멀게 느껴졌을 지라도.
고개를 내밀고 밤새 마주했던 어두운 하늘의 달도,
걸을 때마다 양옆에서 함께 했던 나무들도,
그리고 언제나 나의 목소리를 반겨주던 어느 인연도.
나 하나의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는 것만 같았다.
어쩌면 그 존재들이 내 삶에 너무나 자연스럽고 깊게 녹아 있어
뭔가 특별한 내 편을 따로 기대하고 있던 걸지도 모르겠다.
조용히 흘러온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나를 안아주던 것들을 모르고 지나치고 있었을 뿐이었는데.
무엇보다도 나는 스스로를 가장 아껴주려 노력하기에
가장 큰 내 편을 이미 가진 셈이기도 했다.
그러니 부디 앞으로는
세상에 내 편이 없다는 슬픈 오해보다는
어디에도 내 편이 하나만큼은 존재한다는 따뜻한 확신을 안고 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