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강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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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쓰신 수십 개의 글을 정리하며 때로는 눈물을 흘리고, 때로는 웃음도 지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자주 만났던 감정은 놀라움입니다.

제가 수년간 써온 일기장 속 글들과 정말 많이 닮아있었거든요.


어릴 때부터 "아빠 똑 닮았네"라는 말을 자주 듣긴 했지만,

이렇게 내면까지 닮아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알게 모르게 아버지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았나 봅니다.

(물론 엄마의 영향도 골고루 받았지만요 :-) )


겉으로 보기엔 상극이고, 아슬아슬한 감정적 대화가 오갈 때도 있지만

그게 결국 애정 어린 마음에서 시작된 서로의 투박한 표현이었음을 뒤늦게 알았네요.


어릴 때는 뉴스를 하루도 빠짐없이 보신다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헬스장을 가신다거나,

수많은 사람들과 매번 어울리시는 게 대단해 보였습니다.

이젠 저도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건지 어느새 느슨해진 어깨, 마음의 행복을 찾아가려는 노력,

가족에 대한 애정을 더 많이 표현하시려는 몸짓이 더 잘 느껴집니다.


이 글을 쓰셨던 시간 동안

아버지의 지난날들을 되돌아보시며 좋은 경험이 되셨기를 바라봅니다.


이 땅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저와 같은 자식분들.

우리 모두 서로에게 사랑한다 말해보시기를.

가족이든, 연인이든, 친구든, 내가 아는 누구라도 좋습니다.

그것만큼은 미룰 일이 아니라는 것을 유난히 느끼는 요즘이기에.

저도 지금 말하러 갈게요 :-)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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