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거의 매일 저녁, 혹은 어두운 밤.
한쪽엔 엄마 손을, 한쪽엔 내 손을 잡고 등대로 향하는 소녀.
소녀는 밤하늘 가득히 수 놓인 별들도, 동그랗게 떠있는 달도, 어디선가 들려오는 파도소리도 마냥 신난다.
등대로 걸어가는 내내 달이 따라온다며 소리치는 소녀.
(실은 우리가 달을 따라가고 있는 걸 지도 모르겠다.)
별들이 바다에 비친다며 세상에서 제일 신기한 표정으로 웃기도 한다.
어느 흐린 날엔 달이 보이다 이내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자, 울상을 지으며
"달이 집에 갔나 봐.."라고 말한다.
엄마는 "그게 무슨 말이야?"라고 물었고,
소녀는 "구름이 달 집이잖아, 달이 집에 가서 지금 안 보이는 거야."라고 대답한다.
별빛이 구름에 비치는 것도, 달이 하늘에 떠있는 것도, 바닷가라 들려오는 파도소리도
어쩌면 전부 당연한 것들이지만, 당연하다고만 하기엔 너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