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미 마이 아일랜드 : 2일 차 이야기
오늘은 섬 속의 섬, 이시가키에 왔다. 사실 비행기 스케줄이 꼬여 어제 하루는 버리는 셈 치고 오늘부터 본격 시작!이었는데.. 오늘도 뭐 버린 날인 건 마찬가지다. 분명 아침 비행기를 예약했다고 생각했는데, 오후 비행기였다. 무슨 정신으로 예약한 걸까, 나라는 인간은...
어쨌건, 그래서 오늘 하루 미리 나하 시내를 산책할 시간이 생겨버렸다.
번화가라고 할 것도 없이 작은 번화가부터 큰 시장까지 호텔에 짐을 맡겨둔 채 잠이 사라진 엄마와 나는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엄마하고 엇갈려 멀어지게 됐는데, 작지만 들릴만한 소리로 "엄마!"하고 몇 번이나 외쳤다. 하지만 엄마는 무언가에 정신이 팔린건지 당최 내 쪽은 바라보지도 않았다. 한 네 번을 불렀을까. 에라, 모르겠단 심정으로 "혜영! 혜영!!"하고 이름을 외쳤다. 그제야 엄마는 고개를 들어 내 쪽을 쳐다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환하게 웃었다.
엄마, 라는 호칭 대신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한 달을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혜영씨. 오늘 날씨가 우리가 걱정한 것보다 훨씬 좋았다. 그치? 남은 이 여행도 왠지 그럴 것 같네. 그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