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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기록 May 14. 2019

본디 여행이란,

마미 마이 아일랜드 : 23일 차 이야기

본디 여행이란 돌아오기 위한 떠남이라, 돌아가는 일을 아쉬워하거나 슬퍼하기보다는 다시 기뻐하고 설레어할 것이다. 그리하여 떠나기 전의 나 이후로 조금이라도 달라진 나로 변하여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이라고 20대 중반까지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걸 알면서도 행하기란 쉽지 않다. 아쉬울 대로 아쉽고 발버둥 칠 만큼 돌아가기 싫을 때가 훨씬 더 많다. 그렇다면 그것은 아직 돌아갈 때가 아닌 것인가?


요즘 내 상태는 A를 위한 B, 그러니까, '돌아오기 위한 떠남'이라는 말 자체가 조금... 뭐랄까. 그냥 떠나기 위해 떠날 수 있는 거고, 떠남이 지겨워지면 돌아올 수 있는 거고. 어떠한 행동을 하는데 굳이 더 이상 대단한 의미나 이유를 가져다 붙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좋으면 좋은 거고, 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하기 싫으면 마는 거고. 이렇게 간단하고 단순한 진리를 빙빙 돌아 확신하게 되다니. 나참.


하지만, 졸리고 귀찮아도 아침이 되면 우리는 일어나야 하고, 피곤한 날 이불 안에만 있고 싶어도 나가야 하며, 돌아가기 싫어도 돌아가야 한다. 다들 그런게, 그게 삶이라고 말한다. 오키나와는 생각보다 이른 장마가 이제 막 시작되고, 내일은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좋아하는 영화 <보이후드>에 이런 장면들이 나온다.

<보이후드>는 꼬마 메이슨이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의 메이슨 성장에 따른 그 시절들의 변화가 영화의 주된 서사지만, 내 눈에는 그의 어머니가 더 눈에 띄었다. 20대의 철없는 모습부터 우여곡절 다 겪은 50대 여자까지. '인생에 무언가가 더 있을 줄 알았는데 남은건 내 장례식뿐'이라던 그 외침이 너무 울컥해서.. 우리 엄마도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었을까?


흔히 우리는 이 순간을 붙잡고 싶다고 이야기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야.
이 순간이 우리를 붙잡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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