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41- ### 갱스터와의 만남(1)
9화에서 함께 대부도 여행을 했던 후배 A, 그때 후배 A와 만나면서 다른 후배들과 연락도 주고받고 후배 B의 집들이 약속을 잡게 되었다. 그날이 드디어 오늘이다. 출발하려니 9화 때 일이 현실인지 아닌지, 후배 B의 집으로 향하는 것이 꿈만 같았다. 오늘도 후배 A가 B의 집까지 나를 태워주었다.(사실 안 태워주면 나는 멀리 못 간다고 내가 떼를 썼다..ㅎㅎ(그런데 만나기로 한 장소에 늦어버려 참 미안했다…ㅎㅎ) 내가 떼쓰는 것도 이렇게 받아주고 참 고마운 후배다.
오늘 모이는 후배들은 자신들의 모임 이름을 ‘###(지역이름) 갱스터‘라고 부르고 있었다. 각자 닉네임도 있었다. 몽키스패너, 사냥개, 왕주먹 등 이름만 보면 아주 무시무시한 모임이었다. 나도 이제 갱스터 일원이라며 ’ 피바람‘이라는 닉네임을 붙였다. 얼마나 무섭게 놀려고 이렇게 닉네임을 붙이는 건가?! 긴장감이 감돈다.
하지만, 이름이 주는 긴장감과는 다르게 참 무해하게 논다. 집에 도착하니 B가 웰컴드링크로 오미자차를 웰컴푸드로 샤인머스캣을 내주었다. 웰컴드링크, 웰컴푸드와 함께 그동안 지낸 이야기, 서로를 놀리는 시답지 않은 장난들을 한다. 이야기를 하다가 저녁시간을 놓칠 뻔했다. 무엇을 먹을까 하다가 B가 준비한 음식이 있다기에 겹치지 않는 메뉴로 피자와 파스타를 시킨다. 1시간 정도 걸린다고 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보드게임을 한 판 하며 기다려볼까 했는데 생각보다 배달이 일찍 왔다. 피자를 먹으며 이야기 나누다 다들 다 먹은 것 같으니 B가 샤부샤부를 갖고 온다. 그러다 샤부샤부를 다 먹은 것 같으면 찜닭을 갖고 온다. 이제 준비한 것이 끝났으니 더 나올 음식은 없겠지 했는데 후배 C가 미리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케이크를 사 왔다고 한다. 이 갱스터는 음식으로 사람을 혼내주는 곳일까…? 음식이 끝없이 나온다.
<케이크 사진 넣어야지>
### 갱스터는 음식으로 혼내주는 일이 끝나면 이번에는 보드게임으로 혼내준다. 혹시나 질릴까, 음식처럼 다양한 보드게임이 한가득 준비되어 있다. 순발력을 요구하는 보드게임부터 추리력, 창의력이 필요한 게임까지 아주 다양하다. 한 보드게임당 1~2판 밖에 안 했는데 12시는 진즉에 넘었다. 이렇게 다양한 보드게임을 한가득 지고 다니는 갱스터들이 정말 무서울지경이다. 마지막 보드게임은 루미큐브였는데 최대 4명이 가능한 게임이라 빠른 속도로 이번 게임은 쉬겠다며 소파에 누워 갱스터들이 루미큐브 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자정이 지난 시간이라 다들
“숫자 타일을 다르게 배치해서 끝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라고 말은 하지만 큰 지각변동은 일으키지 못하고 턴을 넘기는 모습이 참 귀여웠다.
<보드게임 카드 사진 넣어야지>
그렇게 음식과 보드게임으로 서로를 혼내고 이제 갱스터들도 잠을 잘 시간이 됐다. 나는 소파에서 자기로 했는데 갱스터들이 정말 괜찮겠냐며 다들 돌아가며 물어본다. 정말 괜찮다고 했는데 신경 쓰였는지 집주인인 B가 자기가 깔고 자는 전기장판을 침대에서 꺼내어 소파에 깔아준다. 덕분에 따뜻하게 자다가 더워서 새벽에 깼다. 마지막으로 따뜻함으로 혼내준 거였나 보다.
- ### 갱스터와의 만남(2)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