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 Fly, fly, get em up high
“으아아아아악!”
오늘의 아침 운동은 ‘기초 플라잉’이다. 해먹을 이용해 나의 몸을 이완해 주는 요가 종류이다. 예전에 해봤는데 어렴풋한 기억만 남아있었다. ‘스타’ 자세가 있었다는 것(어느 자세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플라잉 요가가 끝나면 해먹에 쏙 들어가 쉬는 자세가 있었는데(애벌레 자세였나…?) 그 자세가 아주 아늑하고 좋았다는 것, 그때 선생님이 아이유가 리메이크한 ’ 비밀의 화원‘을 듣고 그 노래에 푹 빠지게 되었던 것들이 그 어렴풋한 기억이다. 플라잉 요가를 어떻게 했었는지는 기억이 안 났다. 해먹을 어느 높이에 맞추는 것이었는지, 뭘 준비해야 했는지 다 까먹었다. 처음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상태였다.
하지만, 골반과 회음부 중간 즈음을 해먹에 의지한 채 스트레칭을 할 때 나는 비명을 지르며 기억했다. 그래, 이 고통이 플라잉요가였다! 몸 안에 노폐물이 쌓여 있으면 더 아프다는데 내 몸은 도대체 얼마나 쌓인 걸까. 한의사님도 내 몸에 울화가 많이 쌓여 있다는데 내 몸에는 뭐 이리 쌓인 것이 많은가. 해먹에 매달린 나는 병가동안 많이 풀어내야겠다고 다짐해 봤다고 하고 싶지만, 사실 동작 따라 하기 바빠 아무 생각도 못했다. 게다가 열심히 따라 했는데 해먹에 걸려야 할 다리가 걸려 있지 않기도 했다. 알려주신 대로 한 것 같은데… 나도 모르는 새 놓쳤나 보다. 오늘 운동의 마무리 자세는 ‘송장’ 자세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누워 숨을 고르고 멍하니 있는 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오늘 운동을 마친 나를 부둥부둥해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운동을 다시 시작한 지 삼일째, 할 땐 조금 고통스러울 때도 있지만 하고 나면 기쁘다. 이런 감정을 느낀 것이 얼마만일까. 집에 돌아와 옷을 갈아입으며 발견한 골반과 회음부 사이의 중간 즈음의 왼쪽에 멍이 들었다. ‘노폐물을 잘 풀어냈군.’이라고 생각하며 나를 다시 한번 부둥부둥해줬다. 의학적 지식에 근거한 생각은 아니지만, 내가 기분이 좋으니 됐다.
오늘 점심은 깨찰빵이다. 병가를 시작하면서 겸사겸사 냉장고 파먹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깨찰빵믹스 재료가 남아있었던 것이 생각나 즉흥적으로 정해졌다, 이렇게 정해졌을 때 결과도 좋으면 기분이 참 좋다. 설명서에 믹스 반죽에 크림치즈와 견과류를 넣으면 고소하고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깨찰빵이 탄생한다고 쓰여 있었다. 오호, 그렇다면 크림치즈는 없으니 두유요거트로 대신해야지, 잘 안 될 수도 있겠다 했지만 생각보다 잘 되었다. 두유요거트 맛은 거의 안 났다. 그럼 견과류가 맛있어서 맛있었던 건가? 무튼 맛있었으니 됐다.
오후에 잠시 처리할 일이 있어 업무 메신저에 들어갔다. 보고 싶은 동료들의 이름이 보인다. 몇몇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한 동료가 물었다.
“병가는 잘 보내고 있어? 좀 어때?”
“사실 나,,,,행복해. 아침에 운동하고 공원 산책하고 밥 건강하게 챙겨 먹으면 뿌듯해. 재활하면서 회복하는 느낌 들어서 좋아. 그런데 친구들은 바쁘니까. 혼자 쉬는 게 미안하기도 해.”
나의 말에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다, ”볼 빨간 쿼카가 행복하다니 나도 행복하네. 미안하긴 무슨, 미안한 일 아니야. 작은 스트레스도 받지 말라고-“
지난한 일을 많이 겪고도 이 학교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위와 같은 말을 해주는 동료 때문이다. 내가 위축될 때마다 나를 따뜻하게 부둥부둥해준다. 못 본 지 3일밖에 안 됐는데 그립다. 그가 학교에 부재중일 때 놀러 가야지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