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탈출을 꿈꾸며 새 블로그를 찾아보는 중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에 1년반 정도 열심히 글을 써서 올렸습니다. 열심히, 시간 날때마다 공들여 키워나갔지요.
그 결과 외부에서 연락도 잦아지고, 몇개의 고가 제품들도 증정받았고, 작은 악세사리들은 꾸준히 요청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하루 5천~8천명 정도의 제법 높은 방문자수를 꾸준히 기록하고 있고 블랙베리나 스마트워치 관련된 카페/커뮤니티에서는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라는 인사를 받을 정도로, 나름 인지도 역시 생겼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이후 - 흔히 이야기하는 저품질 블로그로 선정되었는지 블로그 조회수가 70%가 빠져서
하루 1천명이 조금 넘는 조회수로 곤두박질 쳤습니다. 이유야 있겠지만 - 하나 확실한 건, 네이버 블로그만 집중하며,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블로그 글이 올라갈때마다 자동으로 발행되게 해 놓은 소극적인 수단만으로는 길게 갈 수 없겠다~ 싶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갈등은 바로 이 지점에서 생깁니다.
그래도 1천명이 어디냐, 어디가서 이 정도 독자와 만나겠냐, 그냥 조용히 입 닥치고 해라~ 하는 생각#1과
이제 옮길 때가 된거다, 다른데 가서 해라, 세상은 넓고 서비스는 많다, 존중해주는데 찾아라는 생각#2가
서로 마주치는거죠.둘다 나름 의미있는 생각인지라 일단 경험부터 해 보기로 했습니다.
첫번째는 미디엄 Medium.
트위터 창업자가 140자의 한계때문에 성장한 트위터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걸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이를 보강하기 위해 내 놓은 서비스랍니다. 온전히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깔끔한 디자인과 iOS, 안드로이드 앱도 있고 이미 2년이상 운영되어온 서비스이기 때문에 당장 문 닫거나 할 염려는 없습니다.
현재까지 제가 느낀 불편으로는... 블랙베리 패스포트에서 안드로이드앱을 실행할 수 없다는 것 정도일뿐
아이폰과 일반 안드폰에서는 전용앱으로, 컴퓨터에서 크롬에서도 잘 보이고 잘 동작합니다.
미디엄은 재미있는 기능이 많은데요, 누군가 쓴 글에 내가 형광펜 표시를 할 수도 있고, 좋은 문장이 있으면 그걸 바로 제 트위터로 내보낼 수도 있습니다. 트위터가 3, 4년전처럼 활성화되었다면 미디엄과의 연계가 기가막힐거 같은데...
한국에서의 트위터 위상은 정치적이고 시끄러운 사람들과 그 반대파의 극우 사람들만 득시글대는 곳처럼 되어 버려서리.
댓글의 방식도 다른데요, 원하는 문장에, 단락에 댓글을 직접 달수 있는, 이제까지 없던 방식의 진행은 글쓰는 사람에게도, 읽는 사람에게도 간결하게, 또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시스템이라 하겠습니다.
또다른 장점은, 구글 검색에 잘 노출이 된다는 건데요, 네이버로 입력한 글이 구글 검색에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
그래서 네이버 이용자들에게만 검색되는 것과는 달리, 구글 검색에 잘 노출된다는 것은 장점임에 분명합니다.
다만, 미디엄 사용자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 같지 않기에 트위터로 열심히 내보내기 해야 하고, 네이버 블로그보다는 글 쓰는 도구의 제약이 많아서 - 특정 글꼴을 적용은 불가능한 영어중심체제이다보니 한계도 명확하고,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별 관심이 없는 서비스이기에... 앞으로도 잘 될 비젼은 없어 보입니다.
혼자놀기의 진수를 보여줄 것도 아니고, 굳이 큰 장점이 있는게 아니라면... 미디엄은 조금 더 고려해 봐야 할듯 합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열어두고 보는 중입니다. 워낙 마이너 취향이라 ㅠㅠ
또다른 후보는 바로 브런치인데요,
다음이 새롭게 선보인 브런치는 작가를 위한 글쓰기 폼... 뭐 어쩌구 광고 하고 있지만, 다음카카오가 수많은 서비스들을 종료시키는 와중에 의욕적으로 내놓은 서비스라는 점에서 조금 기대감을 갖게 하구요,
이 서비스는 사실 다음 아이디로도 가입이 안될정도로 카카오톡 중심의 서비스라는 점에서, 카톡 검색에도 잘 잡히지 않을까, 그러면 자연스럽게 큰 시장과 연계가 되서 모바일 시대에 맞는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하는 의미도 나름 갖게 됩니다.
사진을 다루고, 글꼴을 이쁘게 하는 등의 편집기능과 전용 iOS앱과 안드로이드앱이 이미 있는 점들은 장점인데요, 브런치 안드앱의 경우 블랙베리에서도 잘 돌아가기에 또다른 장점이라고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뉴스펀딩에서 보던 응급실 이야기 최석재나 직장학교 박이언, 게으름뱅이 독서가 등의 글을 읽으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이렇게 읽힐 수 있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되는데요 , 제가 즐겨찾는 브런치 작가들의 목록은 이렇습니다.
https://brunch.co.kr/@shixicheng
지금은 초기, 베타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괜찮은 글 쓰기를 하는 필진들의 구독자 숫자들을 보고 있으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두다 브런치에 함께 하고는 있지만... 독자들보다는 필자들만 우글우글한듯.
이걸 키우기 위해 어떤 수단을 내 놓을지, 다음카카오의 젊은 CEO가 노력할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습니다만,
네이버의 포스트나 그 뭐더라... 관심어쩌구 폴라보다는 더 주력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카카오의 서비스인데 다음과는 무관한듯 보이고, 카카오의 계열이지만, 카카오톡과의 연계도 조금은 걸리는....
이러다 문득, 이우성 브런치 작가의 배우 김대명씨 글에서 읽은 한 부분이 떠올랐습니다.
https://brunch.co.kr/@minam/14
나는 기대를 안 가져. 작품 하나 들어갈 때마다 내 기대는 밑바닥에서 더 땅을 파고 내려가. 나는 거기에서 뭐든 시작해.
갑자기 2014년 3월이 생각납니다. 정확히는 2014. 3. 25.
아무 것도 할 수 없이 갑자기 밀려나고 석달쯤이 지난 뒤, 이렇게 그냥 있다가는 죽겠다 싶어서 월요일 하루종일 아이디 파고, 블로그 세팅하고, 그렇게 다음날인 화요일부터 블로그를 올리기 시작했지요.
아무와도 소통할 수 없어서 그저 댓글 올라오는거 보고, 기뻐하고, 입에 단내나게 캐릭터 만들면서 개성있는 블로그로 키워 왔었는데... 이젠 어느새 머리 굵어졌다고 조회수 보면서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산다는 거 참... 묘합니다.
브런치, 미디엄, 그리고... 천천히 알아보고 움직일까 봅니다.
이러다가 블로그 조회수가 정상으로 돌아와도... 계속 전처럼 충실할 수 있을지 두렵기에,
알아보는 일은 계속 해야 할듯 싶습니다.
http://blog.naver.com/red2bl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