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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꾸꾸 Mar 31. 2022

28살, 잠시 백수의 직업 찾기 여정

Prologue : 병원 인턴 안녕굿바이 D-28

2022. 02. 01


# 자기소개

나는 곧 마지막 달 근무를 앞둔 병원 인턴이다. 대부분의 친구, 인턴 동기들은 자연스레 제 자리를 찾아 레지던트에 지원하여 만족스러운 안정감의 미소를 짓고 있지만, 저는 일년 쉽니다!

내가 레지던트에 지원하지 않은 뒤로 선배나 교수님들로부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아니, 왜?" 그리고 "부럽다"였다. 왜라는 질문에는 "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라고 대답하고, 부럽다라는 말에는 "하핳"하며 너털웃음을 짓곤 했다.


사실 나도 내가 정확히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내 인생에 지금은 잠시 쉼표, 를 찍고 간다. 다만 더 이상의 후회는 그만. 앞으로 매일 매순간, 나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에 감사하는 삶을 살아보는거다.


나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어서 의대에 왔다. 그런데 어릴 때는 의사만 되면 세상에 엄청나게 큰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막상 거대한 병원 건물 안에서 개미처럼 일하고 있는 나를 보니, 거대한 우주 속 먼지가 된 느낌이었달까.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아닌 언제나라도 쉽게 대체당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무력감이 느껴졌다. 사회초년생이라면 간단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많이 맡기 때문에 일시적일지라도 나와 비슷한 기분을 느끼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거지 ?


나와 같은 고민에 직면한 사람이라면 '냉정한 이타주의자'라는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이 책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청년층의 70퍼센트는 직장을 선택할 때 윤리적인 면을 중요한 요소로 꼽으며, 비영리 단체가 성장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도 '세상을 변화시키는, 착한 직업'을 찾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직업 활동 자체로 남을 돕는 것이 과연 효율적일까?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있는지에 대하여 의문을 가진 한 의사는 세상에 최대한의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이 의사가 찾아낸 세상에 최대한의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이 의사처럼 직업 활동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은 젊은이들은 일생의 평균 노동 시간인 8만 시간의 1%인 800시간 (8시간 주5일로 20주)만 직업을 고르는 데 투자해보기를권한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인생은 끊임없는 이직의 연속인데, 마치 대학이 인생의 최종 도착지인 것처럼 채찍질당하고 있는 우리나라 고등학생에게는 진정한 의미의 직업을 고민해볼 기회가 없다. 나 또한 그렇게 살아왔고, 그런 나는 인생의 중요한 방향을 결정하는 시기에 잠시 멈추어보기로 하였다. 내가 가진 능력으로 최대한의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효율적 이타주의를 실현하려면 과연 나는 어떤 의사가 되어야 할까? 그것을 고민해보는 800시간 프로젝트가 앞으로 내가 쓸 글의 큰 줄기이다.


이 일기의 끝은 과연 어떻게 끝날까,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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