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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시한 시 08화

잊었다는 오만

by 홍혜성

잊었다 생각했거늘, 하늘이 어슴푸레 밝아지는 새벽

다섯 시. 나도 모르게 눈이 떠져 아직 꺼지지 않은 가로등을 바라본다.


창문을 타고 넘어오는 새벽공기에

침대는 바닷가가 되고 영화관이 되고 자정의 술집이 된다.

잊었다 생각했던 너와의 공간이 고작 새벽내음으로 물밀듯 덮쳐온다.


마지막으로 코로 너를 들이마셔 내 기관을 훑게 한 뒤 입으로 크게 내쉰다.

마지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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