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력이 필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엄마의 기동력이죠. 아이들의 스케줄에 따라 엄마는 열심히 달려야 합니다.
두 아이 각각 등교와 등원.
첫째 픽업과 학원 스케줄
둘째 픽업과 놀이터 스케줄 그리고 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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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화수목금. 두 아이가 가야 하는 장소가 다르고 타임테이블도 다르지만 기동력은 하나, 엄마입니다.
오늘도 열심히 움직였어요.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서 확인하고 움직여야 해요. 정말 체감은 대통령 비서가 따로 없다니까요. 걷기도 엄청 걷는다고 느껴지고요.
얼마 전 앱을 하나 깔았어요. 기후어플인데 8,000보 이상을 걸으면 페이백을 해주더라고요.
8,000보? 에이 만보도 거뜬하지 뭐
그런데 이게 웬걸요? 일주일 동안 단 한 번도 만보를 채우지 못했어요. 대부분 6,000보 내외더라고요. 내심 놀랐습니다. 그런데 집에 오면 대체 왜 지치는 거지? 만보도 안 걷는데?
매일 저녁 할 일들을 일단락하고 나면 느낌은 2만보쯤 걸어 다닌 느낌이에요. 몸 깊은 곳 저 어딘가에서 어떤 덩어리를 후욱- 하고 빼앗긴 느낌도 들고요. 아이들이 잘 시간만 기다리며 애먼 시계만 노려보죠.
아마 긴장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매일매일 조금씩 다른 타임테이블을 해치우는데 긴장을 할 수밖에요. 어쩌면 시간에 쫓기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하루를 쭉 달리고 나면 내가 잘한 걸까? 하는 회의감이 몰려올 때도 없지 않아요. 여유가 없는 느낌이랄까요?
오늘도 느낌은 2만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와다다다 움직이는 동안 아이들도 너무 뻔하게 지내고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뭔가 일탈을 시도할 때가 온 거 같아요. 학교? 학원? 집안일? 에세이? 다 제껴버리고 말이죠.
기분만 2만보 말고 진짜 그 어떤 곳으로 달려가고 싶은 밤입니다. 꿈나라라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