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피우는데도 입냄새가 나요

전자담배도 담배였네요

by 차가운무스탕

처음에는 연초를 끊기 위한 선택이었다. 주변에서도 전자담배가 냄새도 덜 나고, 덜 해롭다고들 하니까 나름 만족스러웠다. 손끝에 배던 특유의 냄새도 줄었고, 머리카락에 남던 그 묵직한 향도 사라진 듯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어느 순간부터 입 안에 텁텁함이 남기 시작했다. 무언가 단내처럼 끈적이면서도 기분 나쁜 향이 자꾸만 입안에 맴돌았다. 혹시 기분 탓인가 싶었지만, 가까운 사람이 말을 건넬 때의 미묘한 거리감에서 그게 단순한 느낌만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전자담배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고, 실제로 주변에 폐를 걱정하던 사람들도 이쪽으로 많이 옮겨갔다. 그런데 막상 내가 겪고 있는 이 텁텁함은 무시하기 어려웠다. 입 안이 말라붙은 것 같기도 하고, 혀끝이 둔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났을 때, 이전보다 입냄새가 더 강하게 느껴지는 날이 많아졌다. ‘전자담배로 바꿨는데도 왜 이러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알고 보니 전자담배도 입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연초와는 다른 방식일 뿐, 그 영향이 없진 않았다. 특히 입안이 쉽게 건조해지는 점, 점막이 자극을 받는 점, 그리고 단맛이 가미된 향료가 구강 내 세균들에게 좋은 먹이가 된다는 점—이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입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겉으로는 향이 덜하다고 느껴지지만, 오히려 입 안에서는 더욱 복잡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하루에 몇 번씩 피우는 습관 속에서, 물을 마시는 시간은 줄어들었고, 전자담배를 문 직후엔 입안을 헹궈야겠다는 생각도 잘 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입 안이 마르기 쉬워졌고, 점막 위에서 세균들이 더 활발하게 활동하게 된 것이다. 단맛이 나는 액상은 특히나 그 과정을 더 가속시켰다. 그저 향이 좋고 목 넘김이 부드럽다는 이유만으로 선택한 액상이, 입냄새의 주된 원인일 줄은 몰랐다.


그래서 요즘은 습관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전자담배를 피운 뒤에는 반드시 물을 마시고, 입안을 가볍게 헹구는 시간을 갖는다. 무심코 피운 후 그냥 넘기던 시간이 이제는 내게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액상도 바꿨다. 단맛이 나는 제품에서 무향에 가까운 저자극 제품으로 천천히 바꾸어가는 중이다. 입 안이 덜 건조해졌고, 아침에 느껴지는 불쾌함도 조금 줄어들었다.


물론 아직 완전히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하지만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는 말만 믿고 안심했던 과거보다는 지금이 훨씬 낫다. 그리고 언젠가 완전히 끊을 수 있다면 더 좋겠다는 마음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예전엔 그 생각만으로도 벅찼지만, 지금은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기분이 든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더 수월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한다.


입냄새는 단순히 위생의 문제가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이기도 하다. 전자담배를 선택한 그 순간에도 분명 나름의 이유와 의지가 있었던 것처럼, 지금 다시 건강을 향해 방향을 조정해보려는 마음도 충분히 의미 있는 걸지도 모른다.


선택은 언제든 바꿀 수 있다. 나를 괴롭히는 이 텁텁한 냄새를 벗어던지고 싶다는 생각, 그것만으로도 변화는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변화는 분명, 나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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