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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광머리 앤 Jun 28. 2021

바쁜 목요일

오늘 마감인 원고가 많아 마음이 바쁜데

그럴 수록 쓸데없는 글을 쓰게 된다.



목요일은 바쁘다.

아침 열시 반에는 아이쿱에서 하는 인문학강의 

두시에는 경주 박물관에서 하는 조선시대 회화 특강

다섯시에는 경주 도서관에서 하는 신화 강의 

이번주부터는 황오동 사랑채에서 하는 일곱시 강의까지 듣는다.



뭐 경주가 전체가 하나의 대학인 셈

학교다닐 때 미국 대학은 아주 커서 타운이고 버스타고

강의실 이동한다는 이야길 들었을 때 

"와 그런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오십대에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이야.



강의의 질도 훌륭해서 

작년에 들었던 아이쿱 인문학 강의는 

나보다 젋은 세대의 이야기와

그들의 전문적인 식견을 접할 수 있었다.

강사진도 훌륭하고 주제도 좋았다.



강의가 끝날 때마다 강사를 인스타로 찾아 팔로우했는데

그때 구독하게 된 음악은 참 좋다. 

음악 문외한인 내가 강의가 아니었다면 접하기 어려웠을 장르



이번 강의도 좋다. 엄청 기대되는 중이다.

지난 주 들었던 니체 강의는 

생각할 거리가 많았다. 



우리때는 초인이라고 했던 걸 

거기선 위버멘쉬라고 하더구만.

세대에 따라 똑같은 것도 이름이 달라지나보다.



거기에 어린아이의 정신이 초인이라니

조금더 생각을 확장해봐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경주 박물관 특강도 강사진이 정말 좋다.

중앙 박물관 다음으로 크고 오래된 박물관이라 그런지

초청되는 강사마다 경주박물관 강의를 명예롭게 생각하는 것 같다. 

민화, 궁중회화, 초상화, 어진

시간이 안 맞아 못 들은 강의는

유튜브로 찾아 볼 수 있어 더 좋다. 



경주에서 강의들을 때마다 느끼는 것은

객석의 청중들의 연륜과 경험에서 오는 지식이 놀랍다는 것이다. 



어진에 대해 강의를 할 때

경주 집경전과 전주 어디에 전각을 짓고 거기에 어진을 내려보냈다고

강사가 말했는데



강의가 끝나고 객석에서 누군가 손을 들고

경주는 스스로 집경전을 짓고 어진을 달라고 청했다고

수정해 주었다.



작년 특강에서도 

강사가 골프장 공사하다 발견한 선사시대 환호유적에

대해 강의하며 유적을 밀어버려서 안타깝다고 했는데



강의가 끝나고 누군가

그 유적남아 있다고 정정했다.



유수의 강사들이 책에서 얻은 지식을

몇십년 경주에 살면서 체득한 살아있는 지식이

덮을 때마다



나는 여기가 어디인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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