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와 꽃구경

by 발광머리 앤

4월이다.

벚꽃은 지고 이제 청도 시골에 복사꽃이 필 때다. 밀양에서 청도 가는 길은 복사꽃 천지다.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라는 노랫말이 딱 맞는, 그래서 내 고향은 아니지만 진짜 이상적인 고향의 봄 같은 곳이 바로 거기에 있다.


작년 사진을 보니 4월 11일 날 갔었는데 어제는 10일이었다. 올 겨울 춥고, 며칠 전까지 추워서 그런지 작년처럼 복숭아꽃이 활짝 피지 않았다. 울산을 떠날 때는 배꽃이 한창이었는데 얼음골의 사과꽃은 피지 않았다. 청도에도 복사꽃이 이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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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진한 분홍색으로 올라오지 않았다.

목적지는 이서국 궁궐 터였다. 삼국시대 바로 직전 청도에 있었던 부족 국가가 바로 이서국이다. 뒷동산에 가보면 풍수에 대해 모르는 사람도 아, 여기 풍수 정말 좋다는 게 팍팍 느껴질 정도로 명당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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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궁궐터 초입에는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모를 느티나무가 서 있다. 나무 밑 평상에 앉아 한 나라의 흥망성쇠에 대해서 생각해야 할 것 같으나, 그런 걸 내 머리에 담았다가는 머리가 너무 복잡해질 터, 그냥 바람을 느끼고 하늘을 쳐다보니 바로 위의 사진 모습이다.


점심으로 묵채를 먹고, 오다가 밭딸기를 사 가지고 오는데, 가는 곳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엄마랑 나한테 묻는다.

"딸 이유, 며느리유?"

나는 딸이라고 대답하다가 불현듯 엄마한테 말했다.

"담에 누가 물어보면 며느리라고 해야지."

"그러면 며느리랑 어떻게 그렇게 닮았느냐고 하며 안 믿을 걸?"


볕 좋은 어느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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