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 쏘피의 첫 생일파티
미안해 처음이라서... 그리고 마지막이라서...
by
햇님마을아파트
Dec 3. 2023
원래 쏘피와 캠핑을 가고 싶었다.
녀석과 함께 캠핑의자에 앉아서 여유롭게 따뜻한 햇볕을 쐬고 싶었다.
신선하고 새로운 바람 냄새도 맡게 해 주고,
풀밭에서 온몸을 뒹굴고,
흙이
털에 다 묻어도 눈치 보지 않고, 목줄 따위는 빼버리고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그렇게 자유롭게 해 주고 싶었다.
밤에는 불멍도 하고, 녀석이 좋아하는 고구마도 구워 먹고, 이곳저곳 새로운 신기한 냄새도 실컷 맡게 해주고 싶었다.
그런데 녀석이 아프니까
정작
제약이 많다.
거리가 있는 먼 곳의 여행은 무리가 될까 봐 걱정이 된다.
현재
근육량이 거의 없기 때문에 추위에 많이 약해진 녀석이 감기까지 걸리면 곤란하다. 그리고 경련증상이 심해진다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날씨는 갑자기 왜 이리 추운지...
진작 이것저것 더 많이 해볼걸...
후회가 된다.
그 많던 시간을 그냥 흘려보낸 내가 참 한심하다.
"엄마! 우리 쏘피 생일 파티 해줘요!
인스타 보면 강아지들이 먹어도 되는 케이크가
있더라고요. 우리도 쏘피 생일파티 해줘요!"
딸이 신이 나서 말한다.
쏘피와 함께 뭘 할까 고민하던 중에 좋은 생각이다!
"강아지용 케이크? 좋다, 좋아!
어디서
주문하면 될까?"
생일이라고 챙겨준 적은 한 번도 없다.
생일이 정확히 언제인지도 몰랐지만,
솔직히 얘기하면 바쁜 생활 속에서
내 생일도 까먹을 판에 개 생일은 우선순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결정을 했다면, 바로 실천이다!
녀석의 시간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갑자기 상태가 안 좋아지거나, 설사를 한다면 정작
케이크를 먹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니 급하다.
제일 예뻐 보이고 후기가 좋은 케이크를 골라서
주문했다.
녀석이 좋아하는
고구마랑 연어를 주재료로 만든 거라니, 이게 딱 좋겠다!
이튿날, 아이스박스에 잘 포장된 케이크가 집 앞에 도착했다.
두근두근 기분 좋은 설렘에
미소가 나온다.
"쏘피야! 쏘피! 이것 봐 바바바바~~!"
쏘피의 첫 생일 케이크♡
가만히 누워있던 녀석이 호기심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휘청거리며 급히 온다.
"으악! 쏘피야, 이건 촛불이야. 뜨거워! 안돼!"
아들이 쏘피를 붙잡는다.
하하하하! 이렇게 좋아할 줄이야.
진작 해줄걸...
힘 없이 누워만 있던 녀석이 갑자기 기운이 뻗친다.
고구마랑 연어 냄새가 나는 걸까?
처음 보는 케이크가 궁금한걸까?
쏘피가 오랜만에 신났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최쏘피 생일 축하합니다."
쏘피야! 첫 생일을 축하해!
고마워 이렇게 너의 생일을 함께할 수 있어서...
그리고 미안해.
마지막이라서...
더 늦기 전에 캠핑도 알아봐야겠다.
아직 녀석이 먹을 수 있고, 걸을 수 있으니...
우리 곁에 있으니...
아직은 마법의 약이
효과가
있으니...
고깔모자가 자꾸 앞으로 미끄러져서 내려온다. 그래서 더 귀엽다. 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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