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님마을아파트 Dec 07. 2023

18화 펫로스(Pet Loss) 증후군은 존재한다

아직 Loss가 아니라고! 정신차렷!



차만 타면 눈물이 난다.

웃으면서 일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

차 안에서 눈물이 난다.  

운전을 하면서 실컷 울다가, 집에 도착할 때쯤 눈물이 그친다.

그리고 나를 기다리고 있는 쏘피를 만나고, 저녁시간을 보낸다.

 

럴까?

평상시 우울하거나 감정 기복이 큰 편이 아닌 나는, 

요즘 정말 이상하다!

괜찮지 않은 것 같다!


열흘 전부터는 속도 안 좋다. 위경련이 와서 집 앞 내과에서 주사를 맞고, 약도 먹었다.  

일상을 잘 지내다가도 갑자기 눈물이 난다.

갱년기인건가?

녀석과 이별을 하는 과정이 이토록 아픈 건가?

한참을 왜 이렇게까지 힘들까를 생각했다.


여기저기 검색도 해보고, 유튜브도 찾아보면서 이유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가지를 알게 됐다.


옥시토신 호르몬과 펫로스 증후군!


아무래도 내가 느닷없이 이상해지는 이유는 이 두 가지 인 것 같다.




옥시토신(Oxytocin)이라는 호르몬은 아기를 낳을 때 산모의 뇌하수체에서 가장 많이 분비되는 호르몬이라고 한다.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그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져서 친밀감을 높여주는 사랑의 묘약이라 불리기도 하고, 낯선 환경에서 오는 두려움을 완화시켜 주고 믿고 의지하고 안정감을 느끼게 해 줌으로 원만한 대인관계와 사회성을 강화시켜 주는 호르몬이라고 한다.


이런 옥시토신 호르몬이 사람관계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반려견과 눈을 맞출 때도 분비된다고 한다. 이때 개와 사람 모두에게 옥시토신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진다고 한다.

'아아~~ 그래서 내가 쏘피와 눈을 마주치면 행복했었나 보다.'


부모가 자식을 키울 때 많이 나오는 옥시토신 호르몬은 반려인이 강아지를 돌볼 때도 똑같이 나온다고 하니, '개도 오래 키우면 자식이랑 똑같다'는 말이 그냥 있는 말이 아니다.

여기까지 정보를 찾다 보니, 현재 내가 왜 이러는지 이해가 된다.


녀석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나한테 큰 존재였음을 이제야 더 알게 된다.


'그냥 넌 나한테 자식이구나. 그런 네가 지금 아파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더 아픈거구나.'





 '감정에도 근육이 있다'라고 했는데, 이별은 예외 가 보다. 이별의 근육은 생기질 않는다. 


이별을 받아들여야하는 과정에서 벌써 이렇게 아프기 시작하는데, 녀석이 떠난 후에는 그 공허함을 어찌 견뎌야 할지 막막하다.


펫로스 증후군은 존재하는 것 같다.

지금 내가 예고편을 미리 경험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마음을 더 단단히 먹어야겠다. 그리고 일상을 더 열심히 즐겁게 살아야겠다.

그래야 녀석을 잘 보내줄 수 있을 테니까.



"아직 Loss가 아니라고!!! 정신차렷!!!"



나 아직 살아있다구!!!! 크르릉!!!







* 펫로스 증후군 (pet loss syndrom)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ㅡ

가족처럼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이 슬픔이나 정신적 장애를 겪는 현상을 말한다. ‘반려동물 상실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펫로스 증후군은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여기는 펫팸족이 대거 등장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daum백과 발췌)



작가의 이전글 17화 이제야 보이는 것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