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유리창이 진열되어 있는 애견 판매샵 같은 곳은 아니었고, 5층짜리 건물의 3층에 있는 사무실 같은 공간이었다.
사무실 바닥에 플라스틱 울타리가 쳐져있었고,
그 안에 대여섯 마리 강아지들이있었다.
비슷하게 생긴 강아지들 속에서도
유독 눈에 띄던 녀석.
살구색 곱슬 털을 가지고
옆친구와 레슬링을 하며 활기찼던 아이.
나와 눈이 마주쳤던 순간,
녀석은 분홍 콧잔등에 힘을 잔뜩 주며
빙글빙글 돌더니,
뒷다리를 낮추고 엉거주춤한 자세를 했다.
"우왓! 황금똥이네?! 너 아주 건강하구나?!"
황금똥을 본 후
난 녀석에게 반한 것 같다.
13년 전, 그렇게 녀석은우리와 함께 집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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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오는 차 안,
창밖은 시원한 비가 내리고 있었다.
7월의 비가 여름을 식혀주고 있었다.
작은 박스 속에서 날 쳐다보던 녀석이
어찌나 예쁘던지,
세련되고 우아한 이름을 주고 싶었다.
"소피아 로렌, 어때?
엘레강스해 보이지 않아?
소피아~ 쏘피! 최쏘피! 최소피아 로렌!"
이렇게 해서 녀석은 '쏘피'가 되었다.
이때 지금의재수생 아들은 7살 유치원생이었다.
당시 7살이었던 아들은
작은 강아지와 똑같이
귀엽고 동그란 까만 눈을 하고 있었다.
호기심과 장난기가 가득한 두 눈에는
쏘피가 가득 담겨있었다.
13년 전, 7살 아들과 쏘피
(2014년 이후 현재까지) 9년 동안 3번의 이사 경력 속에서도 우리집에 살아남아 있는 개통령님의 책
그리고 반성
개통령 강형욱 님이 첫 출간한 책 <당신은 개를키우면 안 된다>를 처음 읽은 건 2014년도였다. 지금으로부터 약 9년 전이다. 그 당시 우리나라 애견문화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책이었다. 나에게도 그 책의 내용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쏘피에 대한 나의 애정이 한없이 왜곡되고 편협한 것임을 알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