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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위바위보쌈 Aug 27. 2023

서울 한복판에 있는 제주도 보쌈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제주옥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동 제주옥의 식사 메뉴판

돔베고기는 돼지고기 수육을 도마에 올려서 썰어먹는 제주도식 요리다. 보통은 제주 흑돼지로 만들어진다.


제주도에는 정말 맛있는 돔베고깃집이 있다. 고기로만 따졌을 때 전국 1등 수준인 천짓골, 국수와 함께 먹어도 맛있는 가시아방, 슬슬슬로우 등이 그 예다.


이렇게 맛있는 돔베고기를 서울 한복판에서도 만날 수 있다. 바로 삼각지에 있는 제주옥이다.


제주옥은 신용산역 바로 앞에 있다. 신용산역 1번 출구로 나와 길 하나만 건너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겉모습은 정말 제주도에 있는 음식점처럼 생겼다.


안으로 들어가면 10여 개의 테이블이 있다. 2층도 쓸 수 있는데, 방 하나뿐이라 4~6명의 예약자들이 주로 쓴다. 2층에서 먹으면 내 친구를 집에 초대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점심에는 고기국수와 몸국, 저녁에는 돔베고기를 비롯한 각종 안주들을 판다. 뭐니 뭐니 해도 이 집의 하이라이트는 돔베고기다.


주문을 하면 음식이 곧바로 나오는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늦지도 않으니 천천히 기다리면 된다.


밑반찬들은 간단하다. 음식이 나오길 기다리면서 먹을 수 있는 두부김치가 포인트다. 그렇게 하나씩 집어먹고 있다 보면 금방 음식들이 나온다.


이제부터 고기의 시간이다.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동 제주옥 돔베고기

이 집의 고기는 삼겹살이다. 보통 돔베고기들은 대부분 삼겹살 부위를 선호하는 것 같다. 두툼하게 썬다는 것이 포인트다.


제주도의 돔베고깃집들은 대부분 고기 본연의 맛을 잘 살린다. 돼지 특유의 냄새를 살리면서도 자칫 맛을 방해할 수 있는 잡내는 제거한다.


돔베고기의 유래는 제주도 마을에서 잔칫집이 있을 때 돼지를 통째로 삶아서 도마에 썰어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의 고기는 그 돔베고기의 본연을 살린듯한 비주얼을 갖고 있다.


그만큼 고기 맛도 나쁘지 않다. 처음 먹었을 때 부드러운 맛이 살아있다. 고기 자체를 좋은 고기로 쓰는 것인지 잡내도 나지 않는다.


아쉬운 건 식으면 조금 딱딱해진다는 점이다. 하긴, 식어도 딱딱하지 않은 고기는 드물다. 그런 고기는 정말 정말 잘 만든 고기다.


그럼에도 이 집을 소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분위기가 한몫했기 때문이다. 이 집의 분위기는 제주도 그 자체다. 마치 내가 제주도에 와있는 것 같은 착각을 느낄 수 있다.


맛 자체도 나쁘지 않다. 제주도에서 먹은 돔베고기만은 못하지만, 분위기가 제주 못지않기 때문이다. 돔베고기와 몸국, 두부김치에 있는 김치까지 얹어서 먹으면 즐겁다.


된장같이 보이는 돔베고기 소스나 고추냉이를 얹어서 먹어도 맛있다. 고추냉이 쌈무를 썰어놓은 밑반찬도 있는데 곁들여 먹으면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이곳은 제주도를 생각나게 하는 돔베고기 맛집이다.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동 제주옥의 생선구이

제주옥은 돔베고기 외에도 다른 요리들이 훌륭하다.


술안주인 고등어구이, 저녁에 시켜 먹기 좋은 요리용 몸국, 막창순대까지. 안주가 빌 때마다 하나씩 추가해서 먹다 보면 술이 술술 들어간다.


감태주먹밥까지 곁들이면 배가 잔뜩 부르다. 미리미리 시켜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더 깊은 맛을 내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주인장의 설명이다.


제주도 막걸리와 제주도 소주도 있기 때문에 정말 제주에 온 것처럼 즐기기 좋다. 조금 오버해서 제주도에 가기 힘들지만, 제주도가 가고 싶을 때 찾아도 부족함은 없다.


개인적으로 돔베고기는 보쌈의 스핀오프라고 생각한다. 김치랑 같이 먹는 요리가 아니기 때문에 엄연히 따지면 보쌈은 아니다.


하지만 돼지고기 수육과 결을 같이 하기에 큰 범위에서 비슷하다. 보쌈이 아이언맨이라면, 돔베고기는 아이언맨의 스핀오프 격으로 알려진 아이언하트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돔베고기 맛집들도 자주 찾게 된다. 제주옥도 그중 하나다.


제주도가 그립다면, 제주도를 간접적으로 느끼고 싶다면

그리고 서울에서 돔베고기가 먹고 싶다면 찾는 곳, 제주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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