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좋은 해열제의 비밀
중간고사가 남긴 득과 실
둘째는 몹시 사랑스러운 초6 여자아이다.
"엄마 열이 나는 것 같아요. 머리도 아파요"
38.8도
약통에서 해열제를 찾아보았다.
여행용으로 준비해 뒀던 개별포장 해열제가 10개 정도 있었는데,
유통기한이 지났다. ㅜㅜ
늦은 밤이라 약국에 갈 수도 없고, 혹시 새벽에 지금보다 더 올라가면 어쩌나 싶어서
일단 해열제를 먹였다.
몇 시간 후 딸아이의 열이 내려갔고, 일단 내일 상태를 본 후 병원에 가기로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방학 이후로 매일같이 내 옆에 와서 자는 중2놈이 또 입에 시동을 건다.
"엄마 양주나 와인 같은 술은 뭐.. 오래되면 더 맛있어지고 비싸고 그렇다고 했잖아요."
"응"
"그럼 해열제도 술처럼 오래될수록 효능이 더 좋아지는 거 아닐까요?"
"뭐?"
"해열제 먹어도 열이 안 내려가는 경우가 많은데 제 동생은 오래된 해열제를 먹고 바로 효과를 봤잖아요"
.....................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앞으로는 유통기한 지난 건 먹이지 말아야지.
아니. 급한 상황인 경우 애들에게 말하지 말고 먹...
아니다. 일단 먹이지 않는 걸로 ^^;;;
중2는 이번에 중간고사를 대비하여 3일 정도 공부라는 걸 했다.
본인 스스로도 진지하게 시험공부를 한 게 이번에 처음이라나?
다른 아이들은 주말에도 하루종일 책상에 딱 붙어서 공부만 한다고 들었는데,
우리 중2는 난생 첨이라던 진지한 셤공부조차 짧게 끝냈고 누구보다 일찍 잤다.
그런 거 치고는 좋은 결과!
총 4과목 중 단 한 문제를 틀렸다.
한 문제 틀려서 반에서 1등, 전교에선 2등.
이번 중간고사 득 : 자신감 무한 상승
이번 중간고사 실 : 공부와 게임을 병행해도 시험결과가 좋을 수 있다는 착각도 무한 상승
눈치챘겠지만
오늘 글은..
아들바보인 갱년기 에미의 자랑질이다.
여전히 머리에 게임만 가득하고
엄마랑 손잡고 자는 걸 좋아하는
수다쟁이 중2놈이
가을의 과실처럼 영글어감을 느끼게 되는 10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