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외양간에 방치된 아이들을 아시나요

펠라 임보일기 1

by 홍지이


출처 : 위액트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위액트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은 보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처참했다. 문경의 한 버려진 소 외양간에 갇혀 빗물과 서로의 소변을 마시며 버티고 있었던 42마리의 개들. 오물과 진흙에 엉켜버린 털 때문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아이도 있었고, 무분별한 교배로 임신 중인 아이, 갓 태어난 아가들까지. 겉모습은 멀쩡해 보이지만 모기와 파리로 인해 심장사상충 등 각종 질병에 오랫동안 노출되었을지 모르는 아이들이 대다수였다. 위액트 액터들의 신속한 대처 덕에 아이들은 산모견과 건강이 좋지 않은 순으로 순차적으로 구조되었다.


구조된 아이들 중 한 아이가 우리 집에 왔다. 아이의 이름은 펠라. 문경 외양간의 아이들 중 #문경퍼피즈 로 불리는 개린이 라인 중 여자아이로 추정 나이는 5개월령에 3.5kg의 작은 아이였다. 사실 처음부터 펠라를 맞이할 생각은 아니었다. 퍼피즈 중 다른 여자아이의 이름으로 임시보호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그 아이는 이미 임보처가 정해져서 담당자께서 임보가 필요한 다른 아이도 보여주셨다. 펠라와 다른 한 남자아이였다. 집에 4살령의 여자아이 무늬를 기르고 있는데, 내 부족한 능력으로는 그나마 동성의 퍼피와 무늬가 함께 생활하기 수월할 듯했다. 또한 퍼피 반려를 해본 적 없는 우리 가족도 무늬를 통해 얻은 경험이 동성의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문경에서 구조된 펠라는 위액트 보호소에 머물렀다. 그곳에서 동배로 추정되는 두 남자아이와 함께 뭉쳐 다녔다고 한다. 셋 다 겁쟁이인 데다가 사람의 말과 행동, 시그널을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다. 단체 측에서 보내주신 사진과 영상 대부분에서 펠라는 비슷한 표정이었다. 살짝 고개를 숙인 채 동공은 눈꺼풀 위쪽으로 쏠렸고 내내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그야말로 꾸준하게 어리둥절한 상태로 눈치만 보고 있는 듯했다. 평소 큰 소리 내지 않고 조용하게 사부작 거리며 지내는 고양잇과의 강아지 무늬가 보듬아 줄 만한 동생이지 않을까. 더욱이 사람과 똑바로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모습마저 무늬가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랑 너무 비슷해 보였다. 겁이 많은 아이를 케어해서 사회성을 길러 나가고 조금씩 천천히 세상과 마주하게 했던 무늬와의 경험이 작게나마 펠라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더 힘을 실었다.

출처 : 위액트더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펠라 전에 희망했던 기존 아이에 대한 임시보호 신청서를 이미 작성하여 제출한 상태여서 임보 희망 아이를 펠라로 바꾼다는 결정을 담당자와 공유한 뒤 인터뷰 날짜를 잡기로 했다. 위액트의 임시보호 절차는 간단한 듯했지만 절차 하나하나가 촘촘하게 짜여 있어서 임시보호와 입양에 진지한 자세로 임할 수 있었다. 다음 일기에서는 생각보다 오랫동안 진행해서 놀랐고, 너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나 자신에 놀랐던 카카오톡 인터뷰에 대해 남겨야겠다.


출처 : 위액트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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