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라 임보 일기 17
임보 중반 즈음 남편이 먼저 펠라 입양에 대해 말을 꺼냈다.
"펠라, 우리가 입양해도 되지 않을까?"
"아니."
"왜? 무늬랑도 시간이 지날수록 잘 지내고 있고. 펠라를 너무 사랑하게 되었어."
"펠라는 우리보다 더 큰 사랑을 줄 좋은 가족을 만나야 해."
실은 임시보호를 하기로 했을 때 남편과 함께 냉정 하라만큼 단호하게 내린 결정이 있었다. 우리는 임시 보호를 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가정이다. 그러나 두 번째 강아지를 입양하기에 좋은 가정이 아니다. 우리에겐 반려견 무늬가 있다. 오랜 길거리 생활로 사회화 시기를 놓쳐 사람과도 개와도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그렇지만 함께 노력해서 어느덧 우리에게만큼은 최고의 가족이 된 아이이다. 만약 두 번째 반려견이 오면 무늬가 다시 많은 변화와 도전을 겪게 된다. 그러기엔 이미 무늬는 사람과 어울려 살기 위해 너무 많은 노력을 해온 것 같으니 무늬가 더 이상 우리의 욕심으로 인해 애쓰게 하고 싶지 않았다. 더불어 우리가 무늬에게 그랬듯, 오직 자신을 향한 온전한 사랑을 듬뿍 받아도 모자랄 만큼 누군가에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는 임시 보호견에게 무늬와 함께 어울려 지내라는 큰 숙제를 쥐어주기도 싫었다.
하지만 그 결정의 끝에는 이런 결정도 있었다. 그럴 리가 없겠지만 만약의 만약에, 펠라에게 알맞은 좋은 가족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찾지 못한다면, 혹은 너무 신중해서 오래 고민하고 있어서 펠라도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면. 그때는 한 치의 고민 없이 펠라의 평생가족이 될 거라고. 임시 보호를 시작할 때부터 품은 마음이었다. 진심이었고 펠라와 함께 할수록 확신이 들었다. 펠라는 너무 멋진 강아지 었다. 봄날의 햇살처럼 따스하고 다정한 성품으로 끊임없이 사랑을 나눠주었다. 사람과 개 모두에게나 좋은 친구, 좋은 가족이 될 준비가 된 아이 었다. 대부분의 개가 그러하듯.
위 액트 단체와 입양 신청자 분의 노력으로 펠라는 3주 간의 트라이얼 기간을 지내며 입양 전제 임보처에서 가족이 될 준비를 착실히 해나가고 있다. 무사히 3주를 보내면 드디어 펠라에게도 평생 가족이 생긴다. 감사하게도 펠라의 소식을 인스타그램에 올려주셔서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있다. 여전히 장난꾸러기 강아지지만 의젓하게 그곳에서 가족의 일원으로 천천히 스며드는 중인 듯한 모습을 보면 펠라의 노력이 아름답고 기특하게 느껴진다.
그동안 살면서 '사랑한다면 보내주세요. 사랑하니까 놓아주는 거예요.'라는 말은 믿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펠라를 보내는 게 옳았다. 사랑하기 때문에 더 확실히 놓아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