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KOICA

제1부 가슴 뛰는 일을 찾아 떠나다(Dream)- 03. 가슴에 태극기

by Asha

03.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KOICA 봉사단원


가족들에게 취업대신 해외봉사를 하겠다고 당당히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난 KOICA 봉사단원에 합격할지 못할지를 확신할 수 없어 불안했다. 하지만 이미 내 가슴이 뛰는 일을 하기로, 20대의 마지막을 꿈을 위해 도전하기로 마음먹었기에 마음 졸이면서도 2010년 1월 졸업과 동시에 KOICA 해외봉사단원에 지원했다.


사회복지분야로 지원하고 싶었지만 내가 지원할 당시의 개발도상국들에서는 사회복지분야는 뽑지 않았다. 아마도 사회복지라는 학문은 생존과 직결되는 것이 아니며, 어느 정도 경제발전이 이루어진 후에 분배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므로 사회복지에 대한 수요가 적은 것 같았다.


사회복지분야가 없었기에 나는 학부전공인 유아교육분야로 모로코에 지원하였고, 이렇게 나의 해외봉사 도전은 2010년 1월 심층면접과 2월 신체검사를 거쳐 2010년 3월 드디어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정식으로 KOICA 봉사단원이 되었다.


KOICA 해외봉사단원에 선발되면 각국에 파견되기 전 한 달간의 국내훈련을 받게 된다. 국내훈련을 통해 KOICA 봉사단원들은 국제개발에 대한 이해와 2년간 해외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체력단련, 안전교육, 현지어 교육 등을 받는다. 또한 KOICA에 지원한 동기는 다르지만 같은 뜻을 품고 봉사활동을 시작하는 많은 동료들을 만나 서로를 격려하며, 2년간의 봉사활동에 대한 심신을 준비하는 시간을 갖는다.


모든 경험은 성장의 발판, KOICA 훈련소 입소


내가 훈련을 받았을 때는 훈련생의 정원이 90명이었다. 하지만 그 중 마음이 변한 1명이 오지 않았고, 89명이 된 훈련생 중 1명은 룸메이트 없이 방을 써야 했다. 그런데 맙소사! 그 1명이 바로 '나'였다. 겁도 많고 무서움도 잘 타는 내가 모로코에 가기 전 혹독한 훈련을 하게 된 것이다. 좀 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면서도 무서운 마음은 가시지가 않았다.


그렇게 국내훈련 첫날밤을 뜬 눈으로 보내며 한 달간의 합숙생활을 시작했다. 낯선 환경과 어색한 사람들 속에서 룸메이트도 없이 더욱 어색한 생활을 시작하게 된 나. 하지만 모로코에서 첫 홀로서기를 할 때 이날의 경험은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정말 살아가면서 필요하지 않은 경험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무척 힘들지만 그 경험들은 언제 어디선가 반드시 사용되어지며 성장의 발판이 되니 말이다.


한 달간 합숙생활로 이루어지는 국내훈련은 보통 6시에 기상, 6시 반에 아침 운동, 7시 반 아침 식사를 마친다. 이어 9시부터 12시까지 현지어 강의수업이 있고, 오후 1시부터 시작되는 국제개발 관련 이론 수업들은 밤 9시가 되어야 끝이 난다. 그리고 밤 10시 40분 취침 점호 후 11시 취침으로 마무리 된다. 정말 하루가 모자랄 만큼 꽉 찬 하루하루를 보내며 알찬 한 달을 보냈다.


[1-15] KOICA 국내 훈련소의 2인 1실 룸.jpg KOICA 국내 훈련소의 2인 1실 룸
[1-16] 국제개발 관련 수업.jpg 국제개발 관련 수업 중
[1-18] 한국 음식 만들기 체험 (김치와 약정 만들기).jpg 한국 음식 만들기 체험 (김치와 약정 만들기)


티끌 모아 추억 되다, KOV 55기의 밤


한 달간의 합숙생활을 좀 더 유익하게 보내기위해 훈련생들 중 장기가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소모임이 생겼다. KOV 55기에도 끼와 재능을 겸비한 사람들이 많았기에 태권도, 살사댄스, 사물놀이, 천문, 사진, 기독교 모임 이렇게 6개의 소모임이 형성 되었다.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는 늘 일정이 꽉 차 있었기 때문에, 이런 소모임은 저녁 9시부터 취침점호가 있는 10시 반 사이에 이루어졌다. 호기심 많은 나는 관심 있는 소모임에 모두 참여하고자 이곳저곳을 기웃거렸고, 시간이 겹쳐서 어쩔 수 없이 포기한 천문과 사진을 제외하고 태권도, 살사댄스, 사물놀이의 소모임에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매일 저녁 참여하였다.


이렇게 태권도, 사물놀이, 살사댄스, 합창 등 소모임 활동으로 매일 밤 11시가 되도록 빠듯하게 하루를 보냈지만 마지막 말 발표 때 멋진 결과를 보여주고자 즐거운 마음으로 합숙생활을 만들어갔다.


'티끌모아 태산이다.'라는 말이 그렇듯이 일정을 쪼개 조금씩 연습하던 시간과 노력은 마지막 주 일요일 작지만 소중한 우리들의 축제에 마음껏 힘을 뽐냈다. 실수가 많았지만 소모임에서 만난 인연과 그 시간들 역시 훈련소 생활의 뜻 깊은 추억의 한 조각이 되어 2년간의 생활에도 반짝 반짝 빛을 내어주었다.


[1-20] KOV 55기의 밤에서 태권도 발표회 때.jpg KOV 55기의 밤에서 태권도 발표회 때의 모습
[1-21] 사물놀이 발표회 때.jpg 사물놀이 연습과 발표회 때의 모습


2010년 KOICA 해외봉사단 발단식


한 달이라는 시간은 한 절기 피고 지는 꽃처럼 순식간에 지나갔고, 어느덧 합숙의 마지막 날이 되었다. 합숙 첫 날의 낯섦과 어색함은 동고동락한 시간과 인연이라는 두터운 정에 의해 어느새 사라지고 89명의 봉사단원은 가족처럼, 친구처럼 서로의 2년간 봉사활동을 격려해주었다.


발단식의 첫 무대는 마지막 날이라는 아쉬움과 후련함 속에 2주 동안 준비했던 합창으로 진행되었다. ‘향마애님’의 지휘 아래 조금씩 연습했던 '거위의 꿈'과 '사랑하기 때문에'가 연주와 합창, 그리고 율동으로 이어졌다.


마지막을 마무리하는 벅참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설렘이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나는 지난 밤 연습으로 비몽사몽 했지만 마지막이라는 아쉬움과 애틋함에 가지고 있던 모든 에너지를 쥐어짜내어 멋들어진 합창과 율동에 한 몫을 하며 국내훈련을 마무리 지었다.


[1-22] 발단식 날 88명의 동기들과 함께.jpg 발단식 날 88명의 동기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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