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철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란 책 위에 손을 가만히 올려놓는다.
가만히 손을 올려놓고 꿈꾼다.
나도 나의 책을 갖고 싶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을 담은 내 책을 갖고 싶다.
책 위에 올려놓은 손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저자가 너무 부럽다. 그렇게 자신의 삶으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저자가 너무 부럽다.
그런 저자의 사랑을 받는 그의 신부도 부럽다. 자신의 삶으로 사랑을 고백받는 그녀가 부럽다.
그 책 위에 올려진 손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나의 콤플렉스 중에 하나인 내 손이 오늘은 초라해 보이지 않는다.
그 책 위에 올려진 나의 부끄러운 손은, 책의 온기를 받아 따뜻하다.
꿈을 꾸고 있는 손이다.
꿈을 듣고 있는 손이다.
책에 담겨진 사랑을 읽고 있는 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