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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Oct 17. 2020

마크 트웨인의 <아담과 이브의 낙원일기>를 읽고

마크 트웨인의 <아담과 이브의 낙원일기>(문파랑, 2007)를 읽었다. 커플 소설이라 부를 수 있는 장르의 책이다. 남자와 여자, 혹은 두 사람의 입장에서 하나의 사실에 대해 쓴 책에 대해 오래 전부터 흥미를 갖고 있다. 언젠가 그런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람도 있다.

그 '언젠가'가 비록 실현 불가능한 미래일지라도, 꿈만은 자유롭게 꾸고 있다.

두 번째로 읽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책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두 개의 판본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만 그때는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마크 트웨인이 이 책을 쓴 이유이다.


마크 트웨인은 출판업자동식자기 투자 등 잇따른 사업과 투자 실패로 인한 말년의 경제적 고통 속에서 병으로 죽어가는 아내를 위로하기 위하여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궁핍한 현실의 불행과 병든 아내를 지켜보는 정신적 고통을 그는 역설적인 유머와 따뜻한 인간애로 극복하고자 한 것 같다.”(p190)


책의 뒤편에 있던 ‘작품소개’에 담긴 내용이다.

그리고 이 책 이야기의 가장 뒷부분에는, 이브의 무덤에 새긴 아담의 비문이 담겨 있다.

그 비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그녀가 어디에 있었든그곳이 바로 낙원이었노라


이 책을 저자가 쓴 이유를 알지 못하고 읽었다면 이 문장이 이렇게 깊게 다가오지는 않았을 게다.

글쟁이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그 ‘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건네는 선물.

이 책이 가진 그 의미에 다시 한 번 감동하게 된다.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서 보여준 마크 트웨인 식 유머에는 수긍하지 못했던 나였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며 그의 유머 방식을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니체의 사상에 대해 쓴 <인생교과서 니체>(21세기북스, 2016)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는 어렵고 심각하고 무거운 것일수록 가볍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p261)

설령 이해하지 못할지라도, 그럼에도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다.

글쟁이의 이런 선물. 언제나, 너무나,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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