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눈사람 Mar 08. 2020

물방울이 꽃이.

말간 물방울 안에 꽃잎들을 숨겨둬.

꽃잎에 시곗바늘을 겹쳐 잘라내면
추락하던 시절이 세계가 되어 피어났다.
순식간에
벌레들이 달려들었고
그는 먹던 사과를 내팽개쳤다.
모든 게 아름다웠지만 우아하지 않았고
물건들은 대부분 쓸모없지만 요긴했다.
말도 안 되는 시간들이 이어지다
끊어지고 점선이 되어 흩어졌다.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는 일이
다른 이 에게는 상처가 될 뿐이었다.
딱 그뿐이었는데
분명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무작정 해안을 따라
걷고 또 걷고 그러다가 달렸다.
달아날 수 없는 곳까지
아득하게 달아나려고 말이지.
그러다 어느 시점에는
해변가의 모래알이 되어서.



당신안의 세계는 언제나 꽃밭이라는 걸 알아.
매거진의 이전글 달 케이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