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간 물방울 안에 꽃잎들을 숨겨둬.
꽃잎에 시곗바늘을 겹쳐 잘라내면
추락하던 시절이 세계가 되어 피어났다.
순식간에
벌레들이 달려들었고
그는 먹던 사과를 내팽개쳤다.
모든 게 아름다웠지만 우아하지 않았고
물건들은 대부분 쓸모없지만 요긴했다.
말도 안 되는 시간들이 이어지다
끊어지고 점선이 되어 흩어졌다.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는 일이
다른 이 에게는 상처가 될 뿐이었다.
딱 그뿐이었는데
분명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무작정 해안을 따라
걷고 또 걷고 그러다가 달렸다.
달아날 수 없는 곳까지
아득하게 달아나려고 말이지.
그러다 어느 시점에는
해변가의 모래알이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