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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Apr 10. 2020

반쪽 별은 왜 없나요.

어쩌면 아직도 여전히.

반달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저 달의 절반도 어딘가에서 잔잔하게
스며들고 있을 거야.
우리는 시침과 분침을 나누어 가지고
담담하게 헤어졌다.
각자의 시간을 하루 안에 담기엔
시간들이 남아돌았다.
기억을 긁어모아 잘게 부수고
추억들은 체에 걸러냈다.
자그마한 구멍 사이로 아련한 그리움들이
손쉽게 빠져나갔다.
우리는 가벼워질 수 있을까.
그가 말하기를 쓸데없이 진지하고

친절하지만 차가워서 두려웠다고 한다.
가벼워지기 위해서라면 영혼이라도
팔겠다고 으스대며
자신의 손과 발을 찢어 먹어치웠다.
가벼워진 몸뚱이만 그곳에
오래오래 남았다.
소화되지 못한 손과 발은
처음 가본 여행지에서 힘겹게 토악질로 게워냈다.
그렇게 짧지만 긴 여행이 다시 시작되었다.
뒤늦게라도 당신의 조각을 찾을 수만 있다면
불멸의 생을 믿을 수 있을 거라 하며
온 세상을 다써 고요를 지켜내기로 했다.



투명하던 진실은 거짓말에게 금새 자리를 빼앗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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