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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May 04. 2020

광활한 작별을 모아.

깨진 유리구슬에 빛이 굴절되면.

틀어져버린 시간 사이를
게으르게 굴러다니고 있었다.
아무도 없다는 걸 알고 크게 안도하며.
흐트러지고 망가진 분자들의 숲에
덩그러니 남은 환영들.
바깥에서는 안을 볼 수 없지만
여기에선 모든 게 한눈에 들어왔다.
마음이 닿지 않는 곳에 서서
서로에게 진심들을 전하려는 일이
밀린 숙제를 한 번에 하는 느낌이다.
그렇게 시간들은 떠내려가고
밀려오기를 무한하게 이어갔다.
보이는데 하지만 절대 잡을 수는 없는
미지의 공중으로 나아가고 되돌아왔다.
생각보다 끝은 어느 정도 멀리 있다고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다.



너에게는 우주를 다하는 일이 별거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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