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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May 19. 2020

보편적인 일기.

설명하지 않아도 알게 된다고.

모두들 제갈길 가기 바쁜데도 넌 아녔어.
비가 오지 않아도 종종 비틀거리고
넘어지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던.
그래서 너는 보지도 않을 제품설명서를
서랍 장안 가득히 모아두었나 봐.
완벽하게 따뜻한 사람은 아니더라도
어떠한 인간적인 면모를 다분히 가지고 있어서.
그래서 내가 당신을 자꾸만 바라보게 된다고
좀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어떻게든 우리는 한낮의 태양을 감당해야 하고
그 후에 따라오는 저녁의 고요에 머무르며
하루를 통과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기에.
맑은 날에는 비를 기다리고
막상 비가 오는 날이면 햇빛을 그리워하고
그렇게 보통의 욕심을 내며 살아가.
그러다가 어느 날엔 스스로를 견디지 못해
자학하다 거울을 던져버리고 나서는
깨어진 잔해들을 반나절이 넘도록 바라보았어.
어떤 것은 깨진다 해도 산산조각 나지 않아서
버릴 수도 처분할 수도 없다고 말이야.
그 말을 하는 걸 지켜보다가
할 수 있는 건 주먹을 꽉 쥐는 것뿐이고.



주의사항이 필요없는 생이 올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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