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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Jun 08. 2020

밖에.

그래 다 알고 있었지만.

넌 결코 특별하지 않아.
그냥 넌 유일한 너야.
이 단단한 진실에 다다르기까지
내가 나를 무수하게 많은 밤을
깊숙이도 찔러댔습니다.
어쩌면 회복이 불가능할 만큼 많이 오래.

생떼를 쓴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은
무너지는 것을 기다리는 일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끝내 어린 너를 찾아가 들을 수
없는 대답을 묻고 또 물었습니다.
지켜보는 이도 마음이 서늘한
그 장면들을 수 없이 되돌려 봐야 했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이었는지
지금에 와서 중요한 건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묘하게 검게 그늘지고 흑백인.
그렇게 단호하게 덧문을 걸어놓고
당신의 세상을 모질게 돌아 나와 버렸습니다.



이제는 희미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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