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다는 그 말을 믿을래.
나를 어느 정도 바로 바라볼 수
있게 되면서부터
막혀있던 통로들이 조금씩 벌어지는 걸까.
가끔씩 울기도 했지만
그냥 그저 그런 막연한 슬픔은 아니었다.
잘나고 또 한없이 잘나서
어디 내놓아도 남부러울 것 없는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또 못나고 비참하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걸 굳이.
또 그렇게 우리는 나아간다는 걸
천천히 각자의 속도대로 걸어가며
흔들리는 꽃들을 바라보기도 하고
바람에 묻혀있기도 하며
그렇게 계속.
영원하지 않지만
영원해 보이는 것들을 향해.
지금을 그리고 내일을
그렇기에 오늘을 여기에 두고 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