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너로.
차가워서 쓸쓸한 어설프게 애매한
감나무를 바라보던 참에
당신은 이런 날에 태어난 거군요.
무얼 찾으려는지 몰랐다.
네가 파멸하던 가운데쯤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늘 궁금했다.
파멸은 좋거나 나쁜걸로 정의할 수 있는게 아니야.
그렇게 내가 과거를 더듬고 있는 사이
너는 이미 미래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쩌면 나를 조금은 가소롭게 바라보다
가끔은 측은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대충 조금은 쌀쌀해지고 있었다.
사실은 나는 네가 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늘 그대이기를 바랐다는 것을.
너는 이내 날카로워져 과녁을 꿰뚤채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