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눈사람 Sep 02. 2020

너 같은 너.

온통 너로.

차가워서 쓸쓸한 어설프게 애매한

감나무를 바라보던 참에

당신은 이런 날에 태어난 거군요.

무얼 찾으려는지 몰랐다.

네가 파멸하던 가운데쯤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 늘 궁금했다.

파멸은 좋거나 나쁜걸로 정의할 수 있는게 아니야.

그렇게 내가 과거를 더듬고 있는 사이

너는 이미 미래에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쩌면 나를 조금은 가소롭게 바라보다

가끔은 측은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대충 조금은 쌀쌀해지고 있었다.

사실은 나는 네가 되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늘 그대이기를 바랐다는 것을.

너는 이내 날카로워져 과녁을 꿰뚤채비를

하고 있었다.




그날도 역시 비가 내리고 있었어 이상하지.
매거진의 이전글 눈으로만 보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