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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Oct 29. 2020

사양, 다자이 오사무

#01

기우는 해. 사양.
제목조차 예쁜.
사양하겠습니다의 거절의 의미인 줄 알았는데 제목이 저녁의 햇빛인 이유가 있었다.

시가 모여 완벽한 소설이 되면 이런 형태가 되는 거였어. 게다가 허무한 아름다움의 극치 같기도 해서 문장들을 아로새기고 싶어 졌다. (좀처럼 뜬금없지만 널 내가 먹어치워야겠어.)
가츠코의 다정하고 다정한 어머니는 고등학교 때 불어 선생님을 떠올리게 했다. 프랑스의 신자유주의 여성 같아서.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의 생은 어땠을까 하고 잠시 그 안에 들어갔다 나온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한참은 먼 곳이겠지만 그 언저리에라도 도착했다면 그럴 수 있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불량하다는 것은 상냥하다는 것이 아닐까."



이 문장이 오래도록 남았다. 왜 어째서 이 포인트인지는 모르겠지만. 스스로에게 헛웃음을 자신을 하찮게 만드는 다자이 오사무의 문장력에 또 반했다.
불량스러움과 상냥함 사이의 공간을 자유롭고 어지럽게 돌아다니다 길을 잃어도 좋겠어서.
대충 사는 건 정말이지 제법 과하게 멋지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버려서 그래서 사양을 베개 삼아 잠이 들어야겠어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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