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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Nov 13. 2020

나선형의 기록.

단편소설 같은 그대.

소설 안에서만 존재하는 사람인 양 그는 말하자면 소설처럼 살고 늘 시와 소설을 읽었다. 애써 티 내지 않는 그 묵직한 묵묵함이 몹시 온건하게 느껴졌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의도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게 만들 줄 아는 것은 분명하면서도 모호한 이유를 가진다. 또한 그런 사람들은 가만히 있어도 스스로 빛이 난다. 굳이 무언갈 하지 않아도.
자신을 바로 세우려 애쓰지 않아도 과하고 넘치도록 충분하여 자연스럽게 주변에 이로운 기운들을 퍼트리고 만다.
당신이 소설을 쓴다면 나는 그 소설 안에 하루 종일 턱을 괴어놓고 있다가 시를 쓴다면 매일 천국에서 온 시를 베고 잠이 들것이다. 그렇지만 당신이 존재하는 세계는 너무 과거이거나 또는 멀고 먼 미래여서 조바심을 친다 해도 결코 다다를 수 없다는 것을.
자신의 처지를 안다는 건 때론 고달프면서도 그럼에도 한편 감사해야 할 일이지만 오늘은 슬픔에 더 가까운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당신이 아닐 확률은 얼마나 될까. 꿈결 안에 수를 헤아리다 깜빡 졸았는데 내릴 곳을 지나쳐 있었다. 다시 한참을 되돌아 가야겠네.




곡선으로만 이루어진 길위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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