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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Feb 14. 2020

상냥하고 친절한 타락.

소란스러운 침묵의 세계엔.

밤새 서성이다가 마주한 질문 끝에

더 이상 허물어져 내려앉을 것이

더 있느냐는 이야기는.
내게 미세하고 희미하게 남아있던
무언가를 파괴해버리기에 충분했다.
평지가 아무렇지 않게 무너져 내리거나
걷고 있지 않은데 넘어질 수도 있다고.
경계를 가로지른 차원에 속해있는
허망을 마주 보기란
어둠 속에서 거울을 보는 일과
같을지도 모르는데.
나중에는 후회를 붙잡게 될 거야라고
소리쳐보아도 벽에 부딪혀

다시 튕겨 나오기를 반복하다가

그러다 달이 해를 집어삼켰다.




어떻게든 어딘가로 가야할지 도통 모르겠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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