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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승훈 May 19. 2016

나는 다르다?

2015.06.23


  나는 다르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다른 사람을 보고 비웃으며 손가락질을 하며 "저 사람은 충분히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을 하고 있다." 라고 생각을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그 자신도 충분히 자신이 비웃고 있는 사람과 같은 모습이나 상황에 몰릴 수 있다. 


  물론 그렇게 되었을 때에도 "나는 달라, 나에게는 충분한 이유가 있거든!"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이미 자신은 "충분히 비난받아 마땅한 모습"을 하고 있게 된다. 그러한 상황에 몰렸을 때에는

1. 나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나의 욕구가 더 중요하니 그런 건 신경 쓰지 않겠다.

2. 나는 그와 다르다, 내 상황은 명확히 다르기 때문에 나는 비난받지 않아야 한다.

3. 나는 그것을 포기하겠지만 그것은 나를 비난하는 사람을 때문이 아니다. 오로지 나의 선택일 뿐이다.

4. 나는 이 행동을 그만두겠지만 그것은 당신들이 나를 비난하기 때문이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


  정도의 생각을 하게 된다. 결국 부적절한 모습으로 비난을 받을 때 그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만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왜냐면 나의 상황은 그와 다르거든, 나는 특별하니까. 그리고 이것은 부적절한 것들이 세상에 계속 반복되어 발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람은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옳지 못한 사람이 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만약 자신이 부정(不正) 한 사람이 된다면 스스로의 도덕관념이나 기준이 무너지는 것이고, 그동안 보인 자신의 모습을 부정(否定) 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나는 잘못되지 않아야 한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믿는 누군가나 어떠한 것이 정면에서 부정을 당하거나 공식적으로 옳지 못하다는 결과가 나와도 사람들은 그것을 믿지 않는다. 이미 그 사람들은 자신이 믿은 것으로 자신을 구성했고, 그것은 이미 그 자신과 같기 때문이다. 내가 믿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결과가 나왔을 때 자신이 믿던 것을 부정한다면 나 자신이 무너져 내린다. 그렇게 된다면 이제 내가 믿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결과를 도출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어떠한 객관적인 결과를 내놔도 상관없다. 나의 인생은 부정당할 수 없으니까.


  당신은 결코 다르지 않다. 물론 나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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