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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너 Feb 24. 2016

형사의 일기

우리말 이런 뜻도 있구나

여섯시 기상하여 출근하면 항상 자몽한 아침을 보내게 된다. 고추할 일들이 산더미 같은데 기력이 망고하여 일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옆자리 김형사는 수박해 둔 피의자 조사를 하고 있다. 피의자가 도통 말을 듣지 않는지 김형사의 말끝에 힘이 들어가 있다. 피의자는 김형사의 충고가 무척이나 오이한지 내내 껄끄러운 표정이다. 포승에 묶여 유치장을 나설 때만해도 무척이나 배추했던 피의자라 짐짓 걱정이 앞선다. 사무실에 긴장감이 높아지는 걸 느낀다. 망고한 나는 슬쩍 일어나 자리를 피한다. 사무실 밖은 사뭇 느낌이 다르다. 하늘이 부쩍 높아진 것이 수확을 기다리며 대추하는 내 마음을 알아주는 것 같다. 창밖을 쳐다보며 생각한다. 올 한해 그저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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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배운 우리말>  

1. 자몽하다 (自懜--) [형용사] 졸릴 때처럼 정신이 흐릿한 상태이다.
2. 고추하다 考推--[동사] 「…을」 사실에 맞는가 맞지 않는가를 비교하여 생각하다. [북한어] 조사하여 추궁하다.
3. 망고하다.[동사]마지막이 되어 끝판에 이르다.
4. 수박하다[동사] 붙잡아 묶다.
5. 오이하다 [동사] 충고하는 말이 귀에 거슬리다.
6. 배추하다 [동사] 지위가 높거나 귀한 사람 앞에 공손하게 총총걸음으로 나아가다.
7. 대추하다[동사] 가을을 기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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