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하지 마세요.
투명인간처럼 생각해주세요.
단지 당신이 흘리고 간
흔적을 지워야 했을 뿐입니다.
그때 그때
정해진 시간이 있답니다.
그저 그 시간에
우연히 마주쳤을 뿐입니다.
아마 피할수는 없었을 겁니다.
당신이 아니라면 또 다른 누군가와
마주쳐야 했을 테니까요.
인상쓰지 마세요.
당신이 불쾌한 감정을 느꼈듯
저도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다만,
티내지 않을 뿐입니다.
저는
당신이 남긴 흔적을
말없이 정리해주는 일을 할 뿐이니까요.
굳이 이름을 알려고 하지도 마세요.
이 일을 하는데
이름은 중요하지 않답니다.
저의 성별이 중요하지 않은 것 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