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sns에 자신의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가끔은 인스타나 트위터에 완성한 다꾸를 올린다. 하지만 모든 다꾸를 올리진 않는다. 솔직히 거의 올리지 않는다고 봐야할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내 온전한 취미로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그동안 창작은 언제나 내 밥벌이 수단이었다. 웹툰과 소설, 그리고 디자인일을 하면서 나는 내가 가진 생각과 이야기를 타인이 좋아하는 형태로 가공해왔다. 좋아하는 걸 제법 잘하고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건 분명 행운이다.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 삶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매번 증명해야 한다. 내가 팔리는 작가라는 것을. 내 소설이나 만화가 얼마나 팔리는가, 이건 그 다음 작품을 하는데에 중요하다. 따라서 내게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생각들은 대부분 이런 식이다.
차기작을 따지 못하면 어떡하지?
아무도 내 이야기를 원하지 않으면 그 다음엔 어쩌지?
이런 생각을 하노라면 불안증이 다시 도진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정신과 약을 몇 번 타서 먹은적이 있다.) 그래서 다꾸는 타인에게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영역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어떤 의무도 없이 즐기고 싶었다. 그래서 따로 다꾸 계정을 만들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즐기고, 제법 잘했다고 생각한 다꾸도 좋아요나 댓글을 받지 못하면 실망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냥 꾸미는 것 자체에 만족하고, 못한 것도 웃어넘길 수 있다.
물론 가끔은 잘 꾸며진 다꾸 계정이 부럽기도 하다. 계정을 잘 운영하면 스티커 협찬도 받고, 서포터즈에 선정 될 가능성도 높으니까. 하지만 그러면 뭐랄까, 내 성격에 그걸 가지고 또 잘 꾸며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것이다. (물론 아무도 압박하진 않겠지만...) 그러니 다꾸는 웬만하면 취미라는 카테고리 안에 얌전히 두고 가꿔나갈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