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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ina Mar 11. 2019

마음이 몽글해지는 웹툰 [옥탑빵]

개인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가 연결되어 있는 웹툰을 선호해 <마음의 소리>나 <낢이 사는 이야기>처럼 옴니버스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옥탑빵 역시 매회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펼치고 있는 데다가 그림체에서 짐작할 수 있듯 흔한 위로의 향연일 것 같아서 초반엔 크게 관심을 두진 않았었다. 그러나 따뜻한 색감과 색연필로 덧칠한,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일러스트에 눈길이 갔다. 막상 펼쳐보니 매회 삶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어 종종 보게 되었다.




어떤 손님이 찾아올지 매회 궁금해지는 웹툰

카페 창업을 꿈꾸는 사람이 갖고 있는 로망 중 하나는 바로 카운터에 물끄러미 앉아 방문하는 손님들을 바라보는 일이 아닐까. 한적한 동네 미용실 2층 옥탑에 빵집을 차린 지영은 매번 새로운 빵을 만들고, 새로운 손님을 맞이한다. 그렇게 마주하는 낯선 손님, 친구들, 그리고 지영이의 마음이 이야기 전개의 중심축이 된다. 워킹맘의 고통, 진로에 대한 생각, 오랜 연애만 할 뿐 결혼은 회피하는 남자친구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마음껏 흩뿌려놓는다. 대사 하나하나 공감이 되고, 고민해볼 만할 문제들을 다룬다. 몽글한 그림체 속에 허를 찌르는 대사들이 줄줄이 엮여 나온다. 매번 다른 손님들이 찾아오니 할 수 있는 이야기도 무궁무진하다. 독자로서 그저 웹툰을 보는 것뿐인데도, 지영의 입장이 되어 이번 화는 어떤 손님이 옥탑빵을 찾아올지 기대하게 된다.




빵과 어울리는 에피소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로 전개 방식이다. 등장인물과 ‘빵집’이라는 소재 사이의 균형감을 잃지 않는다. 각 인물들이 처해진 상황과 케이크 사이의 교집합을 찾아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늘 긍정적인 웃음을 선사하는 손님에게는 딸기가 송송 박힌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동창생에게는 설탕이 덜 들어간 파운드케이크를 만들어 준다. 이렇듯 각 손님의 상황에 맞게 빵을 굽는 지영이의 모습이 달콤하고 따뜻하다. 웹툰 속에 비치는 케이크는 그림일 뿐이지만, 마음속이 가득 달콤한 맛으로 채워진다. 단순히 케이크의 느낌만 갖고 교집합을 찾아내는 것은 아니다. 빵이 만들어지게 된 계기나 의미를 두고도 이야기를 펼친다. 그런 걸 보면 빵에 대한 작가님의 가치관, 실제 삶과 빵의 연결고리를 찾았던 고민들이 느껴진다.


다른 만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치열한 갈등 관계도 없고 놀랄만한 사건도 없지만 재밌다. 이렇게 포근한 빵에 박진감 넘치는 에피소드라니, 그게 더 이상할 것 같다. 스피디한 전개만 선호했던 나의 마음도 덩달아 따뜻해진다. 어떨 때는 그저 새로운 날씨를 맞이하고, 색다른 메뉴를 준비하고, 가게에 찾아오는 손님의 모습을 무던하게 비춘다. 그래서 독자들은 카페의 주인인 듯 몰입할 수 있게 된다. 빡빡한 현실과 복잡한 드라마, 영화, 웹툰 속 세계에서 해방된다. 그것이 옥탑빵을 계속 살펴보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 다음웹툰 매주 수요일 연재


Reina  -  그림 계정 Instag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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