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르다

[ 도움은 안되는 한국어 단어장 3 ]

by 레잉

섣부르다 [섣ː뿌르다]

솜씨가 설고 어설프다.


내가 옳다고 좋다고 괜찮다고 생각하는 일이라고 모두에게 그렇게 생각될 리가 없다는 건 나도 잘 안다.

하지만 나와 가까운 사람이면 덜할지라도 나와 같이 옳다고 좋다고 괜찮다고 생각해 주기를 바란다.

아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기까지는 바라지 않을 테니 나를 이해하기 어려워는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서로가 서로에게 끌려서 다가갔겠지만 무언가 어긋날 때면 나를 오해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 아등바등 말을 수없이 꺼내면서 설득에 나섰다.

그럴 때마다 누가 나에게 “섣부르다”는 말을 던졌다.

이때 섣부르다는 말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기분이 썩 좋지가 않았다.

왠지 나를 부정하는 느낌이 들었고 일부러 못 된 말이 아닌 말로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았다.

"섣부르다" 는 말만으로 충분히 기분 상했기에 주제를 바꾸고 싶어 이 말의 뜻을 물었다.


돌아온 답은 내가 이해한 대로 나의 급하고 극단적인 성격을 부정하는 뜻이었다.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 말은 끝까지 듣고 그 다음에 말을 해야 해.

부분적으로만 들은 말로 괜히 속상해하지 말고 기분 나빠하지 마.


나의 이런 성격은 빠른 판단력이어서 장점이자 경솔해서 단점이다.

맞는 지적이라 더 기분이 좋지 않았고 오랫동안 이 "섣부르다"는 단어를 미워했었다.


오늘 문득 생각이 난 김에 미워할 거면 제대로 미워해 주자는 마음에 정확한 뜻을 검색해 봤더니 내가 알던 뜻은 잘 못 알려진 뜻이었고 진짜 뜻이 따로 있었다.



"섣부르다"가 가진 진짜 뜻은 솜씨가 설고 어설프다.


성급하고 경솔하다는 뜻으로 나에게 던져왔던 "섣부르다"가

내 마음을 아프게 만든 그 "섣부르다"가

뜻을 잘못 쓴 말이었다니....

진짜 뜻을 모르고 가짜 뜻을 이유로 몇 년째 이 말을 미워했다니 너무 미안하고 또 억울하지만 오늘부로 그 당시 성급하고 경솔했던 건 내가 아니라 그 말을 던진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과연 내가 사람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아서 부분적으로만 듣고 판단을 내려서 괜히 속상했던 걸까.

정말 그게 문제였을까. 이것도 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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