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원으로 산 즐거움

by 동민


친구와 지인 생일이 되면 어떤 선물을 할까 잠시 고민한다.

그리고 결국 상품권이나 커피 쿠폰 정도로 성의를 표현하고, 형식적인 고마움을 받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서로의 생일을 잘 챙기지 않게 되거나, 카톡에 생일 알림이 보이지 않는다면 인사조차 잊고 지내는 날들이 잦아졌다.


아직 결혼하지 못한 싱글이라 더 그런지 몰라도 이런 생활들이 점점 각박하게만 느껴진다. 사람들과 조금씩 멀어지는 것 같고 형식적인 인사와 안부만 주고받는, 심지어 실제 만남조차 어려워지는 이런 삶이 점점 별로라고 느껴진다.


그중에는 나를 좋아하고 따르는 후배들도 있고 내가 좋아하는 형 누나들도 분명 많았을 텐데, 카톡 친구 목록을 다시 보지 않으면 바로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마음의 거리가 멀어진 사람들을 보면 미안함 보다 외로움이 앞서는 것 같다.






마침 오늘 출근길에 오랫동안 왕래가 없었던 후배 녀석의 생일을 알게 됐다.


으레 했던 것처럼, 커피 쿠폰을 보내주려 검색하고 있었는데 뭔가 아쉬운 기분이 계속 들어서 쉽사리 결제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1~2만 원짜리 쿠폰을 선물을 핑계로 오랫만에 안부를 물어봐야 그냥 인사치레만 될 것 같았고, 이제는 지인들에게 형식적인 태도를 보이고 싶지 않았다. 아니, 조금 더 따뜻한 마음을 보내주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4만 원대 스테이크용 고기.

생일에 소고기를 선물 받았다는 으쓱한 기분도 재미있을 것 같고, 커피 쿠폰보다는 훨씬 마음에 들 테니 말이다.






금액적으로도 별 차이가 없고 무엇보다도 내 생활에 부담이 없는 수준임에도 선물을 고를 때면 이렇게 망설여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조금 더 여유 있는 마음을 가진다면, 선물하는 내 기분도 선물 받는 친구도 그 여유만큼 즐거움이 커지지 않을까?


나도 그 후배도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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