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지
혼자 걸을 땐 이렇게 신난 적 없었는데
삐삐와 제주도 카페에 갔을 때 담은 사진
이상하지
네가 걷는 산책의 시작은
늘 환희로 가득 차
뻔한 마음으로 나온 나에게 기쁨을 묻혀
사소한 관심조차
벅차게 받아들이는 너의 꼬리는
쉴 새 없이 춤을 춰
바람에 얼굴을 맡기며
네발로 대지를 느끼며
온 세상을 너의 것으로 만들어
나도 살짝 흥이 돋아
너를 쫓는 걸음에 음악이 솟아나
흥얼흥얼 콧노래를 쏟아내
이상하지
혼자 걸을 땐 이렇게 신난 적 없었는데
강아지 엉덩이 보고 걸으면 저도 모르게 흥이 돋는데 저만 그런 건 아니죠?
세상 모든 냄새를 맡으려는 듯 코를 바쁘게 움직이면서
사람들이 보이는 관심에 일일이 응대하고
꼬리로 기분 표현하느라 모터 돌리듯 꼬리를 돌리고
간간이 언니는 잘 쫓아오나 뒤돌아보는데
이 작은 생명체가 산책 하나로 뿜어내는 에너지가 엄청나다는 걸 느껴요.
산책을 매번 큰 기쁨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놀랍고요.
사실 매일 나와서 산책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우리 모두에게 별 일이 없을 때 가능한 것이니까요.
그렇기에 산책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기쁨을 가져야 한다는 삐삐의 가르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