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도시
빅키의 눈에서 눈물방울이 뚝뚝. 암스테르담 숙소에서의 일이다.
"왜 울어?"
"뉴욕에서는 진화 이모가 있었어, 캐나다에서는 윤정이모랑 스캇이 있었고... 여기(암스테르담)는 아는 사람이 없잖아. 왜 없어?..." 빅키는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WHAT?"
빅키와 여행도 하고 친구도 만나는 일석 이조의 기회로 생각한 것은 나의 욕심이었을까? "모든 사람들이 해외에 아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야. 여행은 원래 혼자 하는 것이지. 이렇게 멋진 나라에 와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을 감사하자."
다행히 여행이 끝날 때까지 빅키의 눈물을 다시 보는 일은 없었다. 아마도 그녀는 낯선 나라에서 편안한 마음이 들만큼은 내가 든든하지 않았던 것 같다. 국내여행도 새로운 곳에 가면 적응이 어려운데, 처음으로 여자 둘이 해외여행을 떠난다는 건 두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런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그러나 속으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빅키야... 엄마도 너무 무서워. 하지만 너랑 함께 있어서 많이 설레고 행복해. 우리 함께 용기를 내보자!'
암스테르담은 네덜란드의 수도이며 경제 문화의 중심지다. 90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13세기 어부들이 암스텔강 하구에 둑을 쌓았고 도시를 건설하는 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암스테르담은 70여 개가 연결된 섬으로 연결되어 있고, 500개 다리가 이 섬들을 연결한다. 주요 관광지는 암스테르담 중앙역과 담광장, 안네프랑크의 집, 국립미술관, 반고흐 미술관, 하이테켄 박물관, 꽃시장 등이 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가면 암스테르담 운하 크루즈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버스, 지하철, 트램등은 교통패스를 이용하자. 관광지를 잘 모르겠다면 현지 워킹투어를 신청하면 유익하다. 근교투어도 저렴한 가격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 ** 마이리얼트립 앱 추천 : 내 돈대산 )
빅키와 나는 트램을 이용한 셀프 시내 워킹투어와 근교투어(잔세스칸스, 에담, 볼렌담)를 결정했다.
잔세스칸스, 에담, 볼렌담 근교투어는 인당 6만원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는 코스였고, 투어는 영어와 스페인어로 진행되었다. 어디에서도 한국말은 설명은 들을 수 없었지만 이상하게 우리는 잘 알아듣고 있었다.
그렇게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우리의 첫 유럽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암스테르담 교통권 종류
1. 트레블 티켓 - 암스테르담 공항기차부터 시내버스 지하철 트램 모두 이용가능 (1일 기준 17유로)
2. 리전 트래블 티켓 - 암스테르담 시내뿐 아니라 근교까지 가능 (1일 기준 19.5유로)
3. 시티 카드 - 암스테르담 시내교통과 함께 박물관 미술관 등 이용이 가능하다. (1일 기준 65유로)
4. GVB DAY TICKET - ( 1일 기준 9유로 2일 15유로 )
* 우리가 구입한 교통카드 4번 GVB DAY TICKET : 암스테르담 시내에서 가능한 패스 2일권 구입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한 후, 다시 암스테르담 공항을 통해 이동하는 여행객들에게는 트래블 티켓이 유용하다. 이 티켓을 통해 공항 기차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로운 근교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리전 티켓이 좋다. 시내에서 여러 날 동안 모든 박물관과 미술관을 투어 하고 싶다면 시티카드가 유용하다.
빅키와 나는 저렴한 고속버스( FIX버스 )를 이용해 벨기에로 이동할 여정이어서, 1번 공항 라인을 사용할 일이 없다. 근교투어는 차량이 제공되는 현지투어를 예약했으니 리전티켓도 필요 없었다. 박물관이나 미술관보다는 근교투어와 크루즈에 더 관심이 있어서 시티카드도 크게 관심이 가지 않았다. 결국 우리가 선택한 것은 시내 교통수단 이용권, 즉 2박 3일 동안 사용할 GVB데이티켓 2일권이었다.
여행경비를 아끼기 위해서는 여유 있는 분들이 아니라면 산수를 잘해야 한다. 날짜계산 시간계산 거리계산. 머리를 많이 써서 그런지 단 것을 챙겨 먹게 된다. 나라별 지역별 초콜릿을 사 먹는 재미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시스템은 잘 되어있지만, 외국인들 입장에서 한국의 대중교통은 불편하고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어쩌면 어려운 한국 교통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어서일까? 한국인은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대중교통을 활용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암스테르담도 대중교통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었다. 내가 사용하고 싶은 기간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교통 패스를 구입하면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우리가 구입한 48시간 교통권 덕분에 암스테르담을 여행하는 동안 교통비 걱정을 덜었다. 가고 싶은 곳을 마음껏 고민 없이 다닐 수 있었다. 교통 패스와 구글 지도, 그리고 돈만 있으면 해외여행은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미성년 딸과 함께 여행했기 때문에 최대한 안전한 시간에 다니려고 했다. 일찍 움직이고 저녁식사 후에는 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잘 지켜왔다.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암스테르담 여행일정
캐나다 토론토에서 비행기 탑승 기내 1박 후, 암스테르담에 아침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공항선을 타고 중앙역에서 지하철로 환승해서 숙소에 도착했다. 로비에 짐을 맡긴 후, 다시 중앙역으로 출발했다.
피곤하고 시차도 바뀌니 관광의 의지가 전혀 없었지만, 하루가 아쉬운 우리 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2박 3일 우리의 미션
첫째 날 : 시내워킹투어, 운하 크루즈, 러버덕매장, 감자튀김, 쌀국수
두 번째 날 : 새벽 출발하는 근교투어, 스테이크 먹기
마지막 날 : 체크아웃 후 걸어서 고속버스터미널로 이동 : 벨기에로 출발
선진국 대부분은 지하철과 버스만으로도 유명 관광지를 자유롭게 다닐 수 있으며 설명은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으로도 충분히 나오기 때문에 짧은 시간 반짝 투어를 원한다면 현지가이드의 워킹투어코스를 참고해서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암스테르담 지하철 깨끗했다.
중앙역을 나오자마자 운하가 펼쳐진다. 아. 암스테르담이다.
일단 감자튀김부터. 중앙역이 이미 근사한 관광지였다. 암스테르담의 모든 것이 중앙역에 있지 않을까 싶다. 야경도 중앙역이 최고였다. 워킹투어는 감자튀김을 먹으면서 구글지도를 보며 담광장부터 중앙역 근처 볼거리를 모두 보러 다녔다.
https://maps.app.goo.gl/QgCWq7oTDxpHG72o9?g_st=com.google.maps.preview.copy
비행기도 탔고 내리자마자 축축한 기분의 암스테르담은 쌀쌀했다. 워킹투어를 하고 중앙역으로 돌아와서 따뜻한 국물로 저녁을 먹기 위해서 쌀국숫집을 향했다. 맛집은 구글맵 "음식점"을 검색하고 평가점수가 좋고 리뷰가 많은 곳으로 간다. 피곤함 때문인지 무슨 맛인지 잘 느끼지 못했다. 그럼에도 맛있게 먹었다.
https://maps.app.goo.gl/iB4BRyg5tLmX377YA?g_st=com.google.maps.preview.copy
세 번째 비행 후 계속되는 시차변화까지 피곤함이 몰려왔다. 하루가 아쉬운 유럽여행의 시작이지만 피곤함을 이겨내기는 힘들었다.
이것이 바로 암스테르담 분위기.
미국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보며 탑승한 크루즈에 이어, 캐나다에서는 오타와 강을 따라 유람했던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이번에는 암스테르담의 운하 크루즈를 타보니 그만큼 신기하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각 나라마다 물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 독특한 분위기들이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빅키는 암스테르담에서 먹고 싶은 것 '감자튀김', 가고 싶은 곳 '러버덕 매장'. 이유를 물으니 러버덕의 유래에 대해 말해줬다. 피곤함을 뒤로하고 빅키와 나는 시내워킹투어와 운하 크루즈를 탑승하고 러버덕 매장으로 갔다.
러버덕( Rubber Duck : 고무오리)
많은 사람들이 LOVE Duck라고 주장하지만 고무오리라는 뜻이다.
** 러버덕의 유래
1992년 당시 홍콩을 떠나 미국으로 향하던 화물선 하나가 북태평양 바다 위에서 폭풍우를 만났다. 러버덕 장난감 수만 개를 실은 화물선이 홍콩을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던 중 우리나라 부근 해상에서 폭풍우를 만나 컨테이너 박스를 떨어뜨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러버덕 수만 개가 바다에 표류하게 됐고 이후 러버덕은 해류를 따라 떠돌게 됐다. 이를 '러버덕 사건'이라고 불렀다. 미국의 해양학자 커티스에비스메이어는 10년 동안 러버덕의 여정을 추적했고 러버덕은 호주, 인도네시아, 알래스카, 남미 등지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러버덕은 해류의 흐름에 대한 자료로 활용되기 했다. 사람들은 러버덕이 사랑과 평화를 전해준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를 본 네덜란드 예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은 사회적 차별에 구애받지 않고 전 세계인에게 평화와 행복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러버덕을 제작했다.
러버덕 매장을 마지막으로 다시 중앙역으로 돌아왔다. 중앙역의 야경은 정말 근사했다. 화려한 조명 아래 역사적인 건축물이 빛나고, 주변의 현대적 풍경과 어우러지는 독특한 분위기에 감탄했다. 그 장면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암스테르담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장소였다.
다음날이 밝았다.
*암스테르담 두 번째 날: 암스테르담 출발 근교투어 (볼렌담&에담&잔세스칸스 일일투어) , 스테이크 먹기
*근교투어 : 볼렌담&에담&잔세스칸스 일일투어
6시간 30분 소요, 차량이동, 언어 (영어, 스페인어), 비용 (1인 약 6만원)
잔세스칸스의 풍차 마을, 네덜란드의 아기자기하고 정겨운 시골투어. 전강 유역에 위치한 잔세스칸스 풍차 마을의 전경을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감상한다. 18~19세기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풍차와 목조 주택들을 만날 수 있다. 나막신 장인을 방문해 수백 년 동안 네덜란드 사람들이 신고 다녔던 나막신 이야기를 듣고 실제 작업 모습도 구경해 본다. 아름다운 에담 마을로 이동한다. 과거 자위더르 해의 진주라고 불렸던 곳이다. 에담마을의 오래된 거리와 운하. 에담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 에담 치즈 계량소를 체험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해변마을 볼렌담. 볼렌담의 구시가지를 거닐며 구석구석 알차게 감상하는 시간이다.
투어 가이드와의 만남으로 투어는 시작되었다. 영어와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네덜란드 남자 가이드였다. 영어를 알아들을 수 있어서 투어는 순조로웠다. 여행객을 배려한 쉽고 편안한 영어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는 근교로 안내받으며 여정을 시작했다. 가는 길에 풍차가 보일 때마다 방송으로 알려줬다. 유머러스한 그의 설명 덕분에 투어는 더욱 즐거웠다. 유머 덕분인지 가이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투어 기대감도 한층 더 커졌다.
네덜란드 치즈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특히 고다(Gouda)와 에담(Edam) 치즈가 대표적이다. 네덜란드 치즈는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데, 풍부한 초원에서 자란 젖소들의 신선한 우유로 만들어진다. 고다는 부드럽고 크리미 한 맛을 지니고 있으며, 숙성 기간에 따라 풍미가 더욱 깊어진다. 에담 치즈는 둥근 모양과 빨간 왁스 껍질로 유명하며, 고다보다 단단하고 덜 기름진 맛이 특징이다.
네덜란드 전역에는 치즈 시장이 있어 신선한 치즈를 구매할 수 있는데. 특히 알크마르 치즈 시장이 유명하다. 시장에서 전통적인 치즈 거래 방식도 구경할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한다. 치즈와 함께 제공되는 다양한 잼이나 머스터드도 네덜란드 치즈 문화를 한층 더 발전시키고 있다.
암스테르담 근교투어는 네덜란드의 치즈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인기여행코스다. 특히 암스테르담에서 가깝고 전통적인 치즈 생산지로 유명한 잔세스칸스, 에담, 볼렌담 같은 마을 투어는 네덜란드 전통 치즈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볼렌담(Volendam)
볼렌담은 에담과 가까운 어촌 마을로, 암스테르담에서 약 30분 정도 걸린다. 이곳에서는 신선한 해산물과 더불어 치즈를 즐길 수 있으며, 전통 복장을 입고 사진을 찍는 경험도 할 수 있다.
너무 춥고 바람이 불어서 잠시 쉬고 싶었다. 근교투어 중간중간 자유시간에 우리는 와플도 사 먹고 따뜻한 핫초코를 마시며 치즈샵을 구경했다.
유럽에는 백조가 많이 산다. 봐도 봐도 우아했던 백조들.
잔세스칸스 (Zaanse Schans)
암스테르담에서 약 20분 거리로, 전통 풍차와 목재집들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이곳에서는 전통방식으로 치즈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으며, 다양한 치즈를 시식할 수 있다. 고다, 에담, 그리고 다양한 허브나 트러플을 첨가한 특별한 치즈들도 체험할 수 있다. 잔세스칸스는 치즈뿐만 아니라 풍차와 나막신 제조 과정을 구경할 수 있는 투어로도 유명하다.
나막신 제조과정을 보러 가서 만난 미피.
에담 (Edam)
에담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에담치즈의 생산지다. 암스테르담에서 약 30분 거리에 있으며, 매주 여름마다 열리는 전통적인 치즈 시장이 주요 관광 명소이다. 이 시장에서는 과거의 치즈 거래 방식이 재현되고, 방문객들은 직접 다양한 치즈를 맛보고 구입할 수 있다. 에담의 평화로운 마을과 함께 치즈 공장도 둘러볼 수 있는 투어는 네덜란드 치즈 문화를 깊게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투어가 끝나고 암스테르담 시내로 돌아왔다. 겨울이라 네덜란드의 꽃들은 만나기 어려워서 꽃시장을 구경하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중앙역 근처에서 쇼핑을 하던 중 눈에 들어온 꽃들이 나를 반겨주었다. 형형색색의 꽃들 덕분에 네덜란드 여행의 마지막에 작은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한겨울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예쁜 꽃과 향기 덕분에 네덜란드의 봄을 살짝 맞본 기분이었다.
미국에서도 스테이크를 먹었고, 캐나다에서도 먹었으니 암스테르담에서도 스테이크를 먹어보고 싶었다. 유럽 여행 기념 스테이크 맛집을 찾아 나섰다. 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바에서 먹을 수 있는지 물어봤다. 다행히 가능! 기다리지 않고 바로 식사를 했는데 분위기도 좋고 정말 맛집이었다. 암스테르담 일정 모두 만족.
https://maps.app.goo.gl/9J41EVgUHqUZFU2bA?g_st=com.google.maps.preview.copy
스테이크 맛집 : 네덜란스식 스테이크와 전통음식
스테이크를 맛있게 먹고 나오니 암스테르담엔 어둠이 깔렸다. 하지만 밤거리의 조명 덕분인지 무섭기보다는 아늑한 기분이 들었다. 조명 속에서 사람들은 어디론가 바삐 움직였지만, 나의 발걸음은 지하철역으로 향했다. 암스테르담의 분위기를 느끼며 걷다 보니 지하철역에 도착했고, 우리는 안전하게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은 벨기에로 이동할 예정이다. 벨기에에서는 '쉼'이 목표다. 여유롭게 걸으며 그곳의 풍경을 눈에 담고, 유럽의 연말 분위기를 천천히 즐기고 싶다.
내일은 고속버스를 타고 벨기에의 아름다운 도시 브리허로 출발. ( 픽스버스 : 4시간 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