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월간 실패

오늘 장사 안합니다

월간 실패 2015년 1월호

by reliqu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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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가장 힙하다는 이태원, 그것도 해밀턴 호텔 맞은편 앤틱 가구 거리에 위치해 있는데도 2층이라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아는 사람만 아는 공간이 아니라 지나가던 행인들도 호기심에 들러볼 수 있다면 좋겠어!' '개발자 커피'의 태호님과 함께 주말마다 카페를 열어보기로 했다. 에스프레소 머신 한 대, 가정용 반죽기 한 대, 직접 만든 커피잔들을 준비하고, 손수 'Reliquum weekend cafe' 라고 간판을 내걸고 릴리쿰의 만들기 프로그램도 함께 팔아 보겠노라고 '손바닥 워크숍'도 준비했다. '손바닥 워크숍'은 릴리쿰에서 진행하는 실크스크린, 도자캐스팅 같은 워크숍의 미니사이즈 버전으로 커피와 함께 제공되는 야심찬 프로그램이었으나 아쉽게도 카페 두 달의 운영 기간동안 단 1회도 전장에 나가지 못했다.

카페가 열린 기간은 짧았지만 떠오르는 흐뭇한 기억들도 있다. 막 이사온 한 동네주민과 막걸리에 과메기를 함께했던 저녁도 있었고, 또 한번은 이탈리아에서 온 머리 희끗한 아저씨가 냅킨위에 모딜리아니 스타일의 드로잉을 잔뜩 남겨두고 가신 날도 있었다. 카페 릴리쿰도 만들기로 소통하는 하나의 실험이기는 했지만, 치밀하게 준비하고 치열하게 운영해도 모자랄 카페라는 사업모델을 다소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한 것은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이다. 대중을 상대로 서비스를 한다는 것에 필요한 시스템은 훨씬 더 체계적이고 우리도 근면해야 한다는 것을 느끼는 실험이었다.


#카페릴리쿰 #릴리쿰에게영업이란 #개발자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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