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월간 실패

그리고 비가 왔다

월간 실패 2016년 9월호

by reliqu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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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한다. 놀이터의 장소가 또 시청 앞으로 결정되었다는 얘길 들었을 때, 어린이날의 악몽이 떠오르며 놀이터 때려치울까 잠시 고민했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신나서 사인한 계약서가있었고, 거기에 명시된 계약 기간이 있었으며, 월급처럼 매달 입금되는 돈이 있었다.


그리고 또 인정한다. 놀이터가 서울거리예술축제의 한부분으로 열릴 것이며, 의무적으로 시민 퍼레이드에 참여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그게 무슨 놀이터냐, 놀이터를 서울시 행사의 들러리로 써먹으려는 거냐. 제길 깽판을 쳐주마 라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우리는 시위를 하기로 했다. 서울시에서 제공한도로, 그리고 허가한 퍼레이드에서 시위를 해보자는 아이디어였다.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피켓을 들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형태로. 선봉에 설 어린이 용사들이 4주동안 준비 과정을 거쳤고 우리를 포함한 어른들은 2016년의 마지막 놀이터이니만큼 그간 쌓인 지식과 남은 예산을 통통 털어 최대 규모의 놀이터를 준비했다. 신나는 하루가 될 것 같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리고 비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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