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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나 라잎 Oct 11. 2022

WINC, 로스트 포엣: 한낮의 가을 같은

Wine Notes: WINC, 로스트 포엣

WINC, Lost Poet 2019

WINC, 로스트 포엣 2019


Carbernet Sauvignon 까베르네 쇼비뇽 70%, Merlot 멜롯 20%, Shiraz 쉬라즈 10%
United States > California / WINC
14.1% ALC.
Taste & Style: 미디움 바디. 잘 익은 체리, 자두, 허브, 민트와 스모키한 바닐라향의 조화.
With: 소고기, 송아지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Vivino: 3.9
*구입처: 에노테카 / 구입 가격: 42,000원

'가을이 오면 마셔야지-!' 하고 두었던 로스트 포엣(Lost Poet). Winc 와이너리가 시인 '아티커스(Atticus)'와 협업해 만든 와인이다. 와인숍에서 앞의 라벨이 가장 깨끗한 와인으로 골라왔더니, 처음 보았던 시와는 다른 시가 적혀있었다.


처음 집어 든 와인에는 "It is never too late to fall in Love."같은 사랑에 관련된 시가 적혀있었는데, 가져온 와인에는 와인에 대한 글귀가.


Wine
so delicately pulls from us
all the stories
we hadn't planned to tell.
- atticus


'Delicately'란 표현이 멋지다. 와인 때문이었는지 오랜만에 만난 우리는 그렇게 이야기를 쏟아냈고, 레스토랑에서 또 마지막에 나오게 되었다. (사실, 자주 보는 친구랑도 마셨다 하면 마지막에 나옴;;)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던 루비색. 미디움이라고 하기엔 더 라이트한 바디감. 잔에서는 꽃향기가 나는 것 같았는데, 과실향과 허브향이 섞여 장미향처럼 느껴졌나 보다. 입 안에선 찰랑거리면서도 바닐라의 풍미 때문에 따뜻한 기운이 있다. 마시면 마실수록 달게 느껴지기도 한다. 여기에서 그냥 끝이 났다면, 너무 단조로운 와인이겠지.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어간 뒤에는 떨떠름한 탄닌과 오크의 스파이시한 맛이 남는다.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다는 얘기)


트러블 크림 뇨끼, 양갈비 스테이크, 부라타 치즈 샐러드, 감자튀김과 함께했는데, 샐러드를 제외하곤 모두 잘 어울렸다.


무게감이 있으면 더 맛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럼 겨울에 어울리는 와인이 되려나? 로스트 포엣은 쌀쌀한 공기에 따스한 햇살이 깃드는 한낮의 가을 같은 와인이다. 지금 같은 날씨라면 언제든 마셔도 좋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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